삼성생명(위), 한화생명(아래).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만기 전에 보험을 해지하는 가입자가 늘면서 생명보험업계가 울상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생보사들이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0조9874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752억원) 대비 23.8%(2조112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지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상품 만기 전 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가 돌려주는 돈을 뜻한다.

회사별로 보면 같은 기간 삼성생명 해지환급금 지출이 2조370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생명이 1조4510억원 △NH농협생명이 1조2099억원 △교보생명이 1조221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동양생명(6242억원) △흥국생명(6111억원) △ING생명(5455억원) △신한생명(5264억원) △KDB생명(4690억원) △미래에셋생명(3812억원) 등이 해지환급근 상위 10개 생보사로 집계됐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올해 국내 생보업계 연간 해지환급금은 25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쳤던 2009년 18조원 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해마다 1조원 가까이 증가하더니 2016년 20조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는 22조1086억원을 기록했다.

해지환급금 수치는 경기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가계가 어려울수록 당장 급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보험 비용을 줄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가구 소득과 보험료 지출은 연관이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은 459만3284원으로 전년 동기(476만2959) 대비 3.6%(16만9675원) 줄었다. 월평균 보험료 지출은 지난해 8만8917원이었으나 올해 6만2148원으로 30.1%(2만6769원) 줄었다.

늘어나는 해지환급금은 생보사들에 위협이 되는 요소다. 올해 1분기 국내 생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232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740억원) 대비 21.7%(3416억원) 감소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보험도 금융상품의 하나이다 보니 경기가 어려워지면 보험을 해지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경기가 좋아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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