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독일차 브랜드의 거센 물량 공세에 밀려 입지가 위축된 일본차와 미국차 브랜드가 하반기에 주요 신차를 투입하며 총반격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디젤게이트'에 이은 'BMW 화재' 논란으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엔진 차량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어 이들 브랜드의 역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의 내수 시장 누적 판매 대수는 10만128대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차 시장(16만627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3%다. 지난해 1~7월과 비교할 때 판매량은 28.2% 늘었고,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4.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트 등 일본차 브랜드는 내수에서 2만4514대가 팔리며 15.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1.7%, 점유율은 3.1%포인트 하락했다.

지프와 캐딜락, 포드 등 미국차 브랜드는 전년 동기보다 0.1% 감소한 1만1458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전년 8.5%보다 1.4%포인트 떨어진 7.1%에 그쳤다.

일본차와 미국차 브랜드의 입지가 줄어든 이유로는 벤츠와 BMW가 꾸준히 판매량을 높이고 있고,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여파로 2년여간 판매를 중단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재개한 점을 들 수 있다.

수입차 시장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성장세를 주도한 벤츠와 BMW의 1~7월 누적 판매량은 각각 4만5784대, 3만8527대를 기록했다. 두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상회하는 52.5%로 집계됐다.

아우디는 지난 4월 베스트셀링 주력 세단 '아우디 A6'를, 7월에는 '아우디 A4'를 출시하며 판매 고삐를 쥐고 있다. 신차 출고를 개시한 4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누적 판매 대수는 6438대로, 월평균 1610대씩 팔리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 2월과 5월, 7월 각각 파사트 GT(유럽형),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선보였다. 차량 인도가 시작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누적 판매 대수는 6895대다. 월평균 1379대씩 판매되는 셈이다.

반면 일본차는 '디젤게이트' 사태로 누려 온 반사이익 효과가 한풀 꺾였고, 미국차는 상반기에 몸집을 키울만한 신차가 상대적으로 없었다. 때문에 수입차 호황기에도 불구,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뒷걸음질쳤다.

지프 올 뉴 랭글러 사하라

일본차와 미국차 브랜드는 올 하반기에 전략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 스퍼트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토요타는 이르면 10월, 늦어도 11월께 플래그십 세단인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5세대 모델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플랫폼으로 저중심 설계와 와이드 스탠스를 실현해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렉서스는 오는 10월에 베스트셀링카인 'ES'의 신형 모델 '뉴 제너레이션 ES'를 선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제너레이션 ES 300h'는 고강성 저중심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적용돼 더욱 수준 높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이전 세대보다 휠베이스를 키워 더 넓고 여유로운 뒷좌석 공간도 확보했다.

닛산은 글로벌 인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엑스트레일'을 하반기 중 내놓는다. 엑스트레일은 동급 대비 최장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공간 및 트렁크공간을 확보하고 수납 및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해 실용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또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기반의 주행 안전 기술을 탑재했다.

미국차로는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프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콤팩트 SUV '올 뉴 컴패스'를 출시한 지프는 이달 중순 신형 랭글러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 뉴 랭글러'는 12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를 거친 모델로, 디자인 DNA를 계승하면서 첨단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연말에는 지프 라인업 중 가장 작은 레니게이드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투입된다.

한편에서는 디젤차 논란이 지속되는 만큼, 하이브리드 중심의 제품을 판매하는 일본차와 가솔린 엔진 위주의 미국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BMW는 자사 디젤차에서 잇따라 발생한 주행 중 화재 사고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올 들어 불에 탄 BMW 차량은 30대를 웃돈다.

BMW코리아 측은 이번 화재의 원인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의 결함으로 파악하고 있다. EGR 쿨러 부위의 냉각수 누수로 인해 침전물이 생기고, 과열작용에 인해 침전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BMW 화재 사고로 인명사고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또 긴급 안전진단 서비스를 실시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차량을 걸러내고, 이달 20일부터 결함 부품 교체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지만, 소비자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2015년 불거진 아우디·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추락하는 모습이다.

수입차 업체 한 관계자는 "BMW 디젤 차량의 화재 사고가 계속되면서, 수입 디젤차 전체의 불안감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제한적이긴 하지만,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엔진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본차와 미국차 등 디젤 엔진이 주력이 아닌 브랜드가 이득을 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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