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핀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나노기술의 핵심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에 대한 국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원자로 만들어진 벌집 형태의 소재를 말한다. 얇은 두께에 상온에서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를 실리콘보다 100배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보다 2배의 열전도성을 자랑하고 강철보다 200배 단단하지만 신축성이 뛰어난 물질로 알려져있다. 

6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액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왕립화학회지에 그래핀액정의 총설을 집필했다.

그래핀액정은 액체의 유동성과 고체의 결정성을 동시에 갖는 상태의 그래핀 물질이다. 그래핀은 대규모 공정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지만 그래핀액정은 여러 형태로 제작될 수 있어 그래핀을 실용화할 수 있는 핵심 원천소재이다. 

그래핀액정은 쉽게 그래핀 층의 정렬도를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1차원 섬유, 2차원 필름, 3차원 다공성 구조 등 여러 형태로 조립될 수 있고 이종물질과 복합체를 제조하기 용이하다. 

김 교수는 지난 2009년 최초로 그래핀액정을 개발해 그래핀 나노조립과 화학적 개질의 개념을 정립했고 관련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핀 원천 소재에 대한 상용화의 길이 열리면서 스마트폰의 미래로 불리는 폴더블폰도 앞으로 더 진화할 수 있게 됐다. 

그래핀은 신축성이 좋고 전기전도성이 뛰어난 특징 때문에 휘어지는(플렉시블) 디스플레이나 투명(트랜스페어런트)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컴퓨터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이미 선보인 바 있으나 폴더블폰의 경우 여러 번 접었다 펴도 패널에 손상이 없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여러 번 접었다 펴도 손상이 없는 그래핀 소재 디스플레이가 폴더블폰의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4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양자응용복합소재연구센터 배수강 박사팀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및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홍병희 교수팀, 서울대 창업 기업인 벤처기업 그래핀스퀘어와 함께 공동연구를 통해 복합화해 초고강도·고성능 전선을 제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화학증기증착법(CVD)을 활용해 그래핀 섬유를 먼저 합성한 후 이를 전기분해하는 원리로 그래핀 섬유의 표면에 얇은 구리 막을 입히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전선 형태의 그래핀-금속 복합구조체를 제조했다. 이렇게 제조된 그래핀-금속 복합구조체 전선을 통해 기존 구리전선 대비 2배 이상의 기계적 강도와 10배 이상의 최대 허용 전류량을 확보했다. 

이 전선은 고효율 전력전송선뿐 아니라 핵심 자동차부품인 하네스 케이블(차량용 배선)과 고성능전기모터의 고성능화·경량화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 그래핀 소재의 단단함과 탄성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폴더블폰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배수강 KIST 박사는 “고성능의 그래핀-금속 복합구조체 전선을 위해서는 고품질의 다층 그래핀을 합성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핀의 특성과 구리전선의 장점을 융합해 고출력 전력전송과 경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 역시 그래핀 소재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해 말 기존 리튬이온 전지보다 배터리 용량을 45% 늘리면서 충전 속도는 5배 이상 늘린 배터리 소재인 그래핀 볼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그래핀 볼이 이제 막 소재 개발 단계인 만큼 상용화에는 5~10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래핀 시장은 2030년에 6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도 4월 나노기술발전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나노 기술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나노 과학기술을 지난해 81%에서 2025년 9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정부 연구개발(R&D) 핵심인력을 1만2000명으로 늘리고 누적 특허수도 지난해 기준 1133건에서 2025년 5000건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노융합제품의 매출 비중을 9.5%에서 12%까지 확대하고 나노융합 기업수도 1000개 이상 늘리고 업계 종사자 수도 25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나노분야에 올해 6693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2025년까지 전체 R&D 투자비용의 4%인 88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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