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각종 '페이' 도입에 PG사 수수료 인하까지 겹치며 수익 악화가 예측되자 울상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카드사가 연이은 '수수료' 악재에 울상을 짓고 있다. 관(官)이 각종 '페이' 도입을 주도하면서 수수료 수익의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쇼핑몰 수수료까지 조정될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6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서울페이' 도입에 탄력이 붙었고, 한국은행이 '제로페이' 시행을 공언하면서 수수료 수익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기획재정부가 내년부터 '소상공인페이'로 연 1000만원 이상 결제가 일어나면 최대 26만원을 깎아주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을 예고하면서 수익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사는 소위 페이의 도입에 걱정과 동시에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각종 페이가 실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서울페이의 수수료가 0이 되기 위해서는 민간은행과 기업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즉, 은행이 수수료를 포기한 부분을 정부에서 가져와 생색을 내는 셈이다.

또 서울시가 공언한 '소득공제율 40%'에 대해서회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15%다.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신용카드의 두 배인 30%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의 사용 비율은 체크카드보다 4배 가량 많다. 이에 소득공제율 40%가 실질적인 혜택 및 사용량 증가와 연결된다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도입 초기부터 잡음이 일고 있는 페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은행예금계좌 기반 모바일 직불서비스인 '제로페이' 도입 추진안을 의결하고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표준, 앱 구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서울시는 '서울페이'를 앞세워 기술표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중소기업벤처부 역시 '소상공인페이'를 전면에 내세워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서로 다른 세 곳에서 시스템 개발을 공언하면서 향후 표준화된 시스템 선정에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등장하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소득공제의 효율성이나 소비자 사용 예상 비율 등을 계산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부분을 계산하지 않고 페이 사용을 밀어붙인다면 소득공제 범위 등을 계산했을 때 영세사업자가 피해를 보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뿐만 아니다. 전자지급대행(PG)업계가 카드사에 신용카드 수수료를 1.9% 이하로 낮춰달라고 공식 요청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불똥이 튀었다. PG사는 온라인쇼핑몰에서 벌어지는 카드거래를 대행하는 업체다. KG이니시스·LG유플러스 등이 대표적인 PG사다. 이들 PG사가 모인 전자지급결제협회가 8개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 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현재 PG사업자는 카드사 대표 가맹점으로 분류돼있다. 이에 특수·대형가맹점 수수료인 2.1~2.3%이 적용된다. PG사는 이 같은 수수료율이 살인적이라고 판단하고 오프라인 사업자가 적용받는 0.8%, 1.3% 등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율 인하가 수익악화로 연결될 것이 당연하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결제가 일어날 때 발생하는 수수료가 5%라고 가정하면 중간에서 PG사가 2%, 구매대행사가 2% 정도씩을 떼어가면서 카드사에게 떨어지는 것은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만약 수수료율이 조정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