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내리쬐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3단지 아파트 관계자가 태양열 발전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조용하게 성과를 내고 있는 발전원이 있다. 바로 ‘태양광’이다.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폭염 속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에너지 수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3일 한국서부발전에 따르면 29.1MW(메가와트) 발전설비 기준 태양광 발전량은 2017년 7월 1143MWh에서 2018년 7월 2064MWh로 급증했다. 이는 서부발전이 경기 안산‧평택, 충남 태안, 경남 밀양 삼랑진, 전북 군산, 세종, 전남 영암 등 전국적으로 설치‧운영 중인 태양광발전소 발전량의 총합이다.

같은 기간 한국남동발전도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했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10MW 발전설비 기준 태양광 발전량은 2017년 7월 1236MWh에서 2018년 8월 1383MWh로 증가했다. 

태양광 발전량이 작년보다 늘어난 데는 날씨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태풍의 영향권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던 작년 7월에 비해 올해 7월은 폭염이 연일 지속되며 강렬히 내리쬐는 햇볕에 풍부한 일조량을 얻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작년엔 태풍의 영향으로 7월 평균 강수일이 17.5일인데 비해 올해엔 7.6일에 불과했다"면서 "햇볕에 노출된 기간이 증가하면서 발전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강하게 햇볕이 내리쬐며 기온이 상승하면 모듈 효율이 떨어져 발전량이 감소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기온 상승과 발전량 증가는 비례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가면 모듈 성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맞는 이야기지만 일조량도 동시에 올라가기 때문에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모듈 성능이 떨어지는 값보다 일조량 증가로 늘어나는 발전량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40도부터 85도 사이는 모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모듈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가정마다 설치된 태양광발전기도 폭염 속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가정용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는 폭염 예보가 나왔던 6월과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월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 현황은 △3월 1580개소 474㎾ △4월 5668개소 1700㎾ △5월 6900개소 2070㎾ △6월 1만349㎾ 3104㎾ △7월 1만15개소 3004㎾로 집계됐다. 

서울시 집계 결과,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해 얻을 수 있는 전기량은 한 달 약 30kWh이다. 스탠드형 에어컨을 매일 약 1시간 가동할 수 있는 규모다. 또 태양광 미니발전소로 생산된 전기로 확보된 전력만큼 누진제 구간도 피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서울시 태양광총괄팀 관계자는 “평소 전기 350kWh를 쓰는 가족이 하루 3시간씩 에어컨을 틀면 전기요금은 약 8만원대가 나오지만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면 6만원대로 요금을 확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원 예산을 지난해 91억원에서 올해 297억원으로 세배 늘렸다. 또 태양광 발전기를 아파트에 설치하면 보조금 36만4000원, 주택에 설치하면 6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 태양광사업팀 관계자는 “폭염으로 태양광 발전기 설치 문의가 많이 온다. 올해 배정된 예산이 일찍 동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에너지 발전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풍력은 저조한 풍량에 맥을 못 추고, LNG는 불볕더위에 역대 최대 가동률을 내고 있지만 ‘발전할수록 적자보는 구조’에 되레 손실만 쌓고 있다. 원전은 탈원전 논란이 일었지만 정부가 재가동을 일축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요원해 보인다. 에너지 발전사업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오직 태양광만 제구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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