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된 2일. 잠실지역 한 커피숍 매장에 "매장 내 고객에게는 1회용컵(플라스틱컵)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 문구 붙어있다.

[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고객이 원하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지금 플라스틱컵이 문제가 아니라니깐요. 보이시죠? 끝도 없이 밀려드는 고객을 무슨 수로 감당합니까? 저희 직원들도 엄청 힘들어 합니다. 설거지로 인해 손도 아픈 지경입니다. 이 삼복더위에..." <A 커피숍 점주>

환경부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내에서 테이크아웃 목적 외 일회용 플라스틱 컵 제공을 전면 금지키로 한 2일. 서울 잠실지역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에서는 1회용컵 사용금지에 대처하는 온도차가 현저히 달랐다. 밀려드는 고객과 부족한 머그컵 수량 등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일 오전 서울 잠실지역 5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3곳을 찾았다. 유명 커피전문점의 경우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빈도수가 현저히 높았으며,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하는 시민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우선 스타벅스를 찾았다. 끝도 없이 밀려드는 고객들로 인해 응대하기도 벅차보였다. 점심시간에 맞춰 커피 한잔을 즐기러 온 직장동료와 연인, 학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테이블을 둘러보니 플라스틱 컵과 머그컵 사용이 3:7정였다. 머그컵 수량이 밀려드는 고객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매장 내 매니저와 아르바이트생들은 "머그컵을 사용하셔야 하지만, 현재 수량이 부족해 플라스틱으로 드리고 있습니다"라는 안내를 쉼 없이 반복했고 지친기색 마저 드러났다.  

스타벅스 매장 한 관계자는 "열심히 안내하고 있다"며 "밀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머그컵 수량이 모자라 플라스틱 컵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스커피와 파스쿠찌 매장에는 종이컵 사용이 눈에 띄게 많았다. 단속 기준이 일회용 플라스틱컵과 금박컵이 규제 대상이므로 아이스 음료를 종이컵에 담아주겠다는 곳도 있었다.   

투썸플레이스는 머그컵 사용량이 현저히 높은 모습이었다. 약 50여개 테이블에는 머그컵이 대부분을 차지 했고,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2~3개 테이블이 전부였다.

투썸플레이스 매장 관계자는 "환경보호를 위한 지침에 따라가고 있을 뿐"며 "법 시행 전부터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엔제리너스 매장 3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수 많은 인파와 커피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엔제리너스 매장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머그컵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며 "정부 지침대로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민들 반응도 가지각색이었다. 환경보호 취지는 이해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일회용컵 플라스틱컵 사용이 더 편리하다는 등 머그잔 사용은 번거롭다고 부연했다.

잠실인근에서 회사에 다닌다는 직장인 강주은(가명, 여)씨는 "점심시간이 1시간정도인데, 커피 한 잔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금세 일어나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대부분 직장인들은 플라스틱컵이 더 편하다고 똑같이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미소지었다.    

이와 관련해 2일 환경부에 따르면 테이크아웃 의사를 밝힌 손님에게 일회용품으로 음식물을 제공하는 경우 적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직원이 매장 안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렸는데, 손님이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받았다가 마음을 바꿔 매장 내에 머무르더라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커피매장 점주는 "고객이 마음을 바꿔 매장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가 이에 대해 과태료를 매기지 않는다고 했다"며 "장담하는데 고객들 전부가 일회용컵을 사용할 것이다. 그럼 도대체 정부가 말했던 일회용컵 금지는 도대체 무슨 소리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환경보호 인건지 성과 보여주기 식인지 아니면 자기들(공무원들) 진급을 위한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며 "환경 보호는 정말 좋은 취지지만, 불과 2개월 사이 이렇게 변화하는게 쉽는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정부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 노력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 환경전문가로 5년전 퇴직했다는 공무원 강인국(가명, 66세, 남)씨는 "컵 하나 씻는데 보통 1.5~2리터 정도 물이 소비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다. 환경부에서 이런 것을 정책이라고 내놨다는게 이해가 안된다. 오히려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컵을 전면 금지하고 싶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싶다면, 일례로 기업이 300원, 정부가 700원을 보조해 국민들에게 1000원 할인을 해주는 것도 방법일 듯"싶다며 "그럼 일반 시민들도 3500원 혹은 4500원에 사먹는 커피를 2500원, 3500원에 마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기업도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커피전문점과 달리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은 대체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컵 활용이 현저히 적은 모습이었다.

패스트푸드점은 주문 할 때부터 테이크아웃과 매장내 식사 구분이 명확한 편이고,  다회용 플라스틱 잔 사용이 많아서다. 또 콜라 등 얼음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일회용 종이컵에 제공하고 있다. 

한 패스트푸드 매장 관계자는 "테이크아웃 고객이든 매장에서 드시는 고객이든 일회용 플라스틱컵 자체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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