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페루 리마 프리미엄 쇼핑몰 플라자 노르떼 외부에 설치한 LED 사이니지.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인 디지털 사이니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TV나 PC, 모바일에 이은 ‘제4의 스크린’으로 공공장소에 홍보와 안내 목적으로 비치된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고화질·대형화를 꾀하는 반면 LG전자는 웹OS를 통한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밝기와 고화질 LED 사이니지를 앞세워 2009년부터 LG전자와 NEC, 샤프 등을 누르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7%로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13%), NEC(8%), 샤프(5%), SeeWo(2%), 기타(27%)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점유율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사이니지의 대형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페루에 중남미 지역 최대 규모의 LED 사이니지 옥외 광고판을 구축했다. 이 광고판은 가로 63m, 높이 7.7m에 이른다. 또 최대 7700니트의 밝기로 먼 거리에서도 선명하게 광고판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지난달 열린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사이니지와 호텔용 TV, 모니터 등을 공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중들의 선호를 반영한 맞춤형 통합 사이니지 솔루션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서울 삼성동 일대에 대형 사이니지를 구축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월에는 SM타운 외벽 2개면에 농구장 4배 크기(가로 81m×세로 20m)의 LED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또 건물 앞에 펼친 K-POP 광장에는 LED 사이니지 3대로 만든 이색 디자인 미디어도 구축했다. 

SM타운의 옥외 사이니지는 9000니트의 밝기에 UHD의 2배에 이르는 초고화질을 자랑한다. 특히 이 사이니지는 비행기 기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해 기후변화에 강하고 장기간 사용해도 뒤틀림이 없다.

이어 2개월 뒤인 5월에는 삼성동 현대백화점 외벽에 아파트 10층 높이의 사이니지를 제작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에 만들어질 사이니지는 외벽에 990㎡(45×22m), 정문에 405㎡(15×27m) 규모다. 밝기와 화질 사양은 SM타운에 지어진 사이니지와 동일하다.

현대백화점은 11월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시내면세점을 열면서 사이니지를 통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마이크로LED 사이니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6월에는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디스플레이 ‘더 월 프로페셔널’을 공개하기도 했다. 마이크로LED는 LED 소자 자체가 픽셀 역할을 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상업용 ‘더월’은 사전예약 통해 구매 신청 가능하며 10월경 본격 양산된다”며 “고객이 수용 가능한 합리적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지난해 8월 두바이몰에 설치한 OLED 사이니지. <사진=LG전자>

삼성전자에 이어 사이니지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는 LG전자는 OLED 패널에 대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웹OS를 바탕으로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웹OS 관련 18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사이니지 관리 솔루션을 마련하고 있다. 사이니지 패널의 화질 만큼 콘텐츠 관리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앞서 3월에는 서울 금천구에 사이니지 통합관제센터를 열었다. 여기에서는 LG전자가 공급한 사이니지의 고장이나 돌발상황을 확인하고 즉각 대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전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 포틀랜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컨퍼런스인 OSCON에 처음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 TV와 사이니지에 적용하는 웹OS의 오픈소스 에디션을 소개했다. 

OS 뿐 아니라 제품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6월 미국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인포콤’에 참석해 OLED 사이니지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또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가 6월 한달 동안 적합성 인증을 받은 제품 31개 중 13개가 모니터 사이니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앞으로 사이니지에 역량을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현재 사이니지와 태양광 모듈을 중심으로 B2B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태양광 모듈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여파로 부진을 겪고 있어 사이니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사이니지를 담당하는 ID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ID사업부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전까지 사업부장을 맡았던 부서다. 사업에 대한 이해가 밝은 만큼 앞으로 사이니지와 B2B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레드 패널을 적용한 디지털 사이니지로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며 태양광 사업에서 신흥시장을 개척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IHS는 사이니지 시장이 2014년 150억달러(약 16조7730억원)에서 2020년까지 220억달러(24조6004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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