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수입차 시장에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볼보자동차의 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상반기(1~6월)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성장한 4189대를 판매했다. 이 기세라면 올해 판매 목표로 설정한 8000대는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잘 나가는 브랜드인데, 최근 신차 '더 뉴 XC40'를 투입하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풀 라인업을 완성, 판매 화력에 불을 지피고 있다. XC40은 볼보차가 브랜드 설립 90년 만에 처음 선보인 콤팩트 SUV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프리미엄 콤팩트 SUV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들고 출격한 XC40은 'XC60(중형)-XC90(대형)'의 디자인 DNA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터프하고 강렬한 인상이 강하다.

또 과장되고 화려한 라인과 볼륨을 드러내는 대신 기능성과 심플함, 깔끔한 라인의 조화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체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과감한 선처리가 인상적인 XC40의 차체 크기는 소형 SUV라기보단, 준중형 SUV에 가깝다. 전장과 전고, 전폭은 각각 4425mm, 1640mm, 1875mm다. 실내 공간과 직결되는 축거(휠베이스)는 2702mm다.

전면부의 세로형 그릴은 음각 형태의 새로운 아이언마크가 적용됐다. 곧게 뻗은 세로형의 그릴이 적용된 XC60, XC90보다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토르의 망치로 유명한 T자형 헤드램프는 각도를 가파르게 만들어 속도감이 느껴진다. 헤드 부분의 풀 LED 램프는 'Y'자에 가깝게 디자인했다.

차량의 측면에는 A필러 하단부터 시작해 C필러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라인을 유지하는 등 최소한의 라인을 사용했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후면부는 XC60, XC90보다 심플하다. 세로형 테일램프가 적용되긴 했지만, 'L'자보다는 'I'에 가깝게 디자인돼 자칫 밋밋해 보일수 있다. 범퍼 하단부의 듀얼 타입의 머플러와 크롬 가니시로 고급스러운 감성도 챙겼다.

실내 인테리어는 '작지만 부족함이 없다'는 문구로 표현할 수 있다. 탑승객이 콤팩트한 사이즈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핸드폰 무선충전 공간과 카드홀더, 갑티슈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과 휴지통을 가까이 배치하는 등 편의를 높였다. 자동차 도어에 위치한 스피커는 엔진룸과 실내공간 사이의 빈 공간으로 옮겨 노트북 수납이 가능할 정도의 풍부한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또 글로브박스 도어에는 접이식 고리를 설치해 가방 등을 쉽게 걸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대시보드 디자인은 자동차 외관에 주로 쓰이는 다이아몬드 커팅공법으로 마감된 금속 장식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세로형으로 장착됐다. 익숙하지 않지만,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듯 몇 번의 터치면 금새 손에 익는다. 애플 카플레이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R-디자인 모델의 경우 스포티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오렌지색 느낌의 '펠트(털이나 수모섬유를 수분과 열을 주면서 두드리거나 비비거나 하는 공정을 거쳐 시트모양으로 압축된 원단)'를 사용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460ℓ다. 2열 좌석을 접을 경우 최대 1336ℓ까지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등 손을 이용하지 않고 발을 움직여 트렁크 뒷문을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은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됐다.

XC40은 볼보차의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인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를 최초로 적용한 도심형 SUV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달리기 성능을 갖췄다.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2.0리터 4기통의 T4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8단 자동 기어트로닉과 사륜 구동 방식으로 최대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30.6 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경사로 감속 주행장치'를 기본 적용해 미끄럽거나 거친 내리막길에서의 주행 안전성을 강화했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남양주를 출발해 춘천과 가평을 주행해 서울 반포한강공원로 돌아오는 약 240㎞ 구간이다.

도심형 SUV에 걸맞게 일상적인 주행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한다. 낮은 엔진회전으로도 최대치의 힘을 끌어내 가속 시 민첩하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한 번 탄력을 받은 힘은 비교적 오랫 동안 유지돼 산뜻한 달리기를 이어갈 수 있다.

단단하게 차제 중심을 잡아줘 다이내믹한 주행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가속 구간에서의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잘 차단된다.

덩치와 딱 맞는 스티어링 휠의 반응 속도는 느린 편은 아니지만, 즉각적이라고 하기엔 약간의 시간차가 느껴진다.

주행 모드는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감의 컴포트 모드와 연료 효율을 높여주는 에코 모드, 한층 과격하고 스포티한 주행을 돕는 다이내믹 모드, 험지 주행에 적합한 오프로드 모드, 운전자 개인 선호도에 따라 주행환경을 설정할 수 있는 개인 모드 총 5가지가 지원된다.

컴포트 모드에서 다이내믹 모드로 변경하면 급격한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에코 모드로 주행하다 모드를 바꾸면 스티어링 휠이 한층 묵직해지면서 주행 질감이 거질게 변하는 느낌이 새삼 와닿는다.

XC40은 볼보차의 최신 인텔리세이프 시스템을 대거 탑재했다. 앞서 XC60에서 처음 선보인 조향지원을 통한 충돌 회피 지원 기술 2가지는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충돌 회피 지원 기능은 운전자가 의도치 않게 차선을 이탈해 다른 차량이나 장애물과 충돌할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기술로, 도로 이탈 완화 기능과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으로 구성된다.

장거리 주행으로 운전 피로도가 높아질 때 쯤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II의 도움을 받았다. 조향장치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가 차선을 유지해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완전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의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 II 기술은 가속과 제동을 관리하면서 자동으로 앞 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기술과는 달리,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최소 15km/h~최고 140km/h속도를 유지하며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게 해준다.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도 비교적 정확하게 조향을 지원해준다. 기존 차선 유지 기능보다 더 강한 토크를 가하는 덕분이다.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경우 차선 내로 복귀시킨다는 느낌에서 양쪽 차선 사이 중앙에서 달릴 수 있도록 유지해준다는 개념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더라도 약 20초간 자동으로 차선 이탈을 방지하며 달린다. 이후에는 파일럿 어시스트 II 기능이 자동으로 해제됐다. 완벽한 자율주행이 아닌 만큼, 운전자가 이 기술을 운전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하게끔 했다.

이외에도 전 트림에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기능이 탑재돼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를 돕는다. 시속 7km/h 미만의 속도에서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준다.

XC40의 복합연비는 10.3㎞/ℓ지만,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이보다 높은 11.7㎞/ℓ였다.

볼보차 내비게이션의 시인성과 직관성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G) 기능이 없고 조수석 대시보드 부분의 마감이 꼼꼼하지 못한 점 등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하지만 알찬 매력으로 중형급 SUV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상품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더 뉴 XC40은 국내에 △모멘텀 △R-디자인 △인스크립션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4620만~50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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