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보험관리앱 '보맵'을 만든 류준우 레드벨벳벤처스 대표. 그는 "'좋은 보험'이라는 건 굉장히 주관적"이라며 "이를 알고리즘화 한다는 건 넌센스"라고 말했다.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류준우 레드벨벳벤처스 대표(40)는 지난해 3월 ‘보험은 너무 어렵고 정보비대칭이 심한 영역’이라는 문제의식에서 통합보험관리앱 ‘보맵’을 출시했다.

보맵은 그해 12월 금융위원회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금융위가 오픈한 ‘내보험 찾아줌’ 홈페이지가 ‘먹통’이 된 탓이다. 관련 서비스를 찾던 사람들이 보맵으로 몰리며 하루 가입자 수가 1만명씩 늘었다.

류준우 대표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보증보험에서 근무했다. 일반 보험과 성격은 다르지만 기본 보험 지식을 갖추기엔 충분했다.

류 대표는 “가까이에서 경험해 본 나도 보험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보험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일단 내가 든 보험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보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보맵은 고객용과 설계사용 두 가지 버전이 있다. 고객은 무료 가입이 가능하지만 설계사는 월 3만3000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고객은 약 80만명, 설계사는 1만5000여명이 가입돼 있다.

류 대표는 “우리나라 보험설계사 평균 연령이 55세”라며 “이들은 오프라인에서만 영업하지만 고객들은 대면 상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이 온라인을 선호하면 설계사도 그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보험 앱과 보맵의 차이점은 뭘까. 류 대표는 “기존 업체는 보험 추천 서비스에 집중하지만 우리는 내가 가입한 보험 정보를 바탕으로 뭐가 부족한지, 뭐가 과하게 포함돼 있는지 사후관리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보험’이라는 건 굉장히 주관적”이라며 “이를 알고리즘화 한다는 건 넌센스”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보맵이 유치한 투자금액은 30억원이다. 류 대표는 “여러 보험사가 투자제의를 했지만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사했다”며 “보험에 깔린 불신을 해소하고 고객 신뢰를 쌓아가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맵은 4월 말 흥국생명과 함께 손잡고 디지털 보험서비스를 오픈했다. 흥국생명 앱을 따로 깔지 않아도 보맵 안에서 보험계약대출 및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10월 선보일 보맵 3.0버전에는 상품 판매 서비스도 추가한다. 류 대표는 “고객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마이크로보험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여행자보험을, 병원에 도착하면 실손보험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류 대표는 “종신보험처럼 고객과 멀리 떨어진 상품이 아니라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고 현실에 필요한 보험을 제안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소액 보험금을 보다 쉽게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고객이 일일이 병원에서 서류를 떼서 보험사에 청구하는 게 아니라 병원 진료를 받은 후 그 자리에서 바로 보맵을 켜, 한 번에 보험금까지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류 대표는 새로운 서비스를 끊임없이 구상하면서도 동시에 우리나라 규제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보험이 허가산업인데다 규제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임에도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T로 성공하려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야 하는데 스타트업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류 대표는 더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다. 그는 “국내 보험 시장을 선점하고 해외까지 넓혀나갈 것”이라며 “IT는 한국이 최고이기 때문에 한국 모델이 곧 글로벌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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