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믈리에(chimmelier)'란 치킨 감별사, 즉,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치킨의 맛과 향, 식감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치킨 전문가로, 치킨계에서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로 불린다.

지난해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은 치믈리에 자격시험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선보였고, 전 세계 맥도날드의 매장 수보다 많은 수의 치킨 집이 운영되고 있는 이른바 '치킨공화국' 대한민국의 치킨매니아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며 '제 1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에서는 119명의 치믈리에가 탄생했다. (합격률 24%)

기자는 평소 체형에 비해 많은 식사량과 더불어, 술자리에서도 안주를 남김 없이 비우는 식탐을 자랑하는 자타공인 '먹부심'을 인정받아 왔던 만큼 음식에 대한 남다른 깊이가 있다고 자부해 온 바, 이번 치믈리에 자격시험에 겁 없이 도전장을 던졌다. <편집자주>

[이뉴스투데이 김용호 기자] 2018년 7월 22일, 섭씨 38.0℃, 서울에서는 24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한 날이다. 체감은 마치 치킨을 튀기는 온도인 180℃ 마냥 뜨거웠다.

이날 기자의 목은 바싹 타들어가고 있었다. 뜨거운 공기 뿐만 아니라, 바로 치킨의 전문가를 가리는 '제 2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가 열리는 날이라는 긴장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리라.

이날 '제 2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 행사장은 치킨계에서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치믈리에가 되겠다는 일념하에 모인 600여 명의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었다. 바로 가수 장혜진과 소혜, 그리고 정치인 이준석.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을 만났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유명인들도 치믈리에 시험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 1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 수석합격자 김미정 씨,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가수 장혜진, 가수 소혜

또한, 시험장에는 기자의 선배가 될 수도 있는 지난 제 1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 수석합격자인 김미정씨도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탄산수, 커피, 감자칩에 대한 절대미각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절대미각ZONE, 치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 예술로 승화시킨 치킨展, 다양한 치킨 관련 해시태그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ZONE, 더부스와 배달의민족, 치믈리에들이 함께 만든 '치믈리에일' 시음ZONE 등이 마련돼 행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개그맨 박수홍

시험시간인 가까워 올 수록 행사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개그맨 박수홍의 사회로 시험은 활기차게 시작됐다. 

첫 번째 시간인 필기시험에서는 듣기평가를 포함해 총 30문제를 풀게 됐다.

듣기평가 첫번째 문제는 로고송을 듣고 한 브랜드의 정확한 명칭을 맞추는 문제였다. '있는데~'라는 유행어를 가진 유명 개그맨이 창업했던 브랜드로 아는 문제가 나와 자신있게 답을 선택했다. 좋은 출발이었다.

두 번째 문제는 매장에서 치킨을 튀기는 소리를 듣고 총 몇 조각을 튀겼는지 맞추는 문제였고, 세 번째 문제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여자가 선택한 치킨을 맞추는 영어듣기 평가였다. 치킨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문제의 깊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외에도 27개의 필기시험 문제에서는 각 브랜드의 로고·역사, 치킨·시즈닝의 종류, 치킨 상품의 구성, 브랜드 창업 지역, 광고 모델 등에 대한 문제가 출시됐다. 먹부림을 자랑하던 기자도 생소한 메뉴와 브랜드 등을 보며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걸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사용하는 OMR카드는 학창시절의 추억도 떠올리게 만들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10문제를 푸는 실기 시험의 시작이었다.

각 개인에게는 10개의 치킨 조각들을 각각 용기에 담은 박스가 배부됐다. 겉으로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도는 실로 먹스러운 치킨들이었다. (참고로, 이날 기자는 절대미각을 사수하기 위해 아무런 음식을 섭취하지 않았다.)

올해 실기시험은 ▲후라이드 치킨 ▲텐더 치킨 ▲양념 치킨 ▲간장 치킨 ▲매운 치킨 등 각 영역의 치킨들을 순서대로 맛보고 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세 문제는 후라이드 치킨에 대한 문제였다. 첫 번째 후라이드 치킨 조각을 먹었다. 은은한 향과 바삭거리는 식감, 이 순간 뇌를 스치는 것은 N사, D사, K사, M사의 치킨이었다.

미각을 해칠 것 같아 콜라를 마시지 않고, 물로만 입을 헹구며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치킨을 맛봤다. 각 치킨 별로 내재된 특유의 식감과 풍미를 느끼며, 조금의 불확실성과, 일말의 불안감과 싸우며 초조하게 답을 적어내려 갔다.

이후 텐더 치킨, 양념 치킨, 간장 치킨, 매운 치킨을 신중하게 음미하고, 맛보며 답을 선택했다. 매운 맛에 다소 약한 기자는 매운 치킨이 고비였지만 혀로 전해지는 고통을 참으며 마지막 재료 맞히기에 돌입했다.

재료 맞히기는 총 2문제가 나왔다. 선택지는 각 문제당 무려 6개, 들어있지 않은 한 가지 재료를 찾아내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각 재료의 맛과 풍미가 절로 느껴졌고, 행복감을 느끼며 마지막 정답을 선택했다.

독자의 안구정화를 위해 소혜의 사진으로 실기 모습을 대체했다

바로 이어진 문제풀이 시간에는 몇몇 주요 문항들에 대한 정답을 공개했으며, 공개되는 정답에 따라 행사장은 응시자들의 탄식과 환호가 교차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퇴장하는 길에는 응시자들에게만 한정판 배민문방구 키트를 배포했다. 키트에는 치킨 집게 2개, 유리잔 1개, 접시 1개와 함께, 치킨 컬러 북과 배달의민족 1만 원 상품권이 들어있었다. 시험을 보느라 힘든 어깨를 조금은 가볍게 해주는 품목들이었다.  

한정판 배민문방구 키트

제 2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의 합격자 발표는 8월 2일이며, 합격자는 개별로 연락이 갈 예정이다. 본 기자의 치믈리에 체험기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합격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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