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환영식에서 시진핑과 얼굴을 맞댄 모습[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미중 무역전쟁 최대 피해자는 '빅 플레이어'가 아니라 중간에 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들이 될 것이다"

세계 제1, 2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후폭풍'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작 싸움의 최전선에 선 미중보다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특히 미중간 고래 싸움에 피해를 볼 수 있는 국가군(群)으로 대만, 헝가리, 체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등과 함께 한국을 포함했다.

이들 국가는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제품을 만든 뒤 수출하는 형태로 글로벌 '공급 사슬'(supply chain)에 깊숙이 연계돼 있어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될수록 수입 비용은 올라가고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WSJ은 세계무역기구(WTO) 자료를 인용, 대만(67.6%) 헝가리(65.1%) 체코(64.7%) 한국(62.1%) 싱가포르(61.6%) 말레이시아(60.4%) 아일랜드(59.2%) 등이 글로벌 '공급 사슬'에 연계된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라고 전했다.

WSJ은 "이들 국가의 수출 가운데 60~70%가 글로벌 공급 사슬에서 사용되고 있어 글로벌 무역분쟁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헝가리의 경제생산은 6.6%, 체코는 4.8% 줄어들었고 대만은 10여 년 만에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었다.

영국 런던의 유력 싱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의 거시경제 전망 책임자인 아미트 카라는 "무역에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경제는 (무역전쟁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터키(41.0%)와 미국(39.8%) 콜롬비아(37.9%) 브라질(35.2%) 크로아티아(34.0%) 뉴질랜드(33.3%) 아르헨티나(30.5%) 등은 글로벌 '공급 사슬'에 노출된 비중이 낮은 국가로 평가했다.

WSJ은 미국을 포함한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도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인한 '대란'에 직면하겠지만 '내수' 경제가 부분적인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수입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에 이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폭탄을 매겼으며 관련국들은 보복관세로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난해 중국산 수입품이 약 500 빌리언(5000억) 달러인 점을 언급하면서 "이건 불공정하다. '500'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물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또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면서 "반면 미국은 이자율을 올리면서 달러화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통상전쟁에 이어 환율전쟁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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