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7월 시작된 임시국회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금융업계가 3개월의 공백을 깨고 13일 임시국회의 문을 열어젖히자 관련 법안 통과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업권은 은산분리 완화 법안에 환영하는 기색이고 보험·카드업계는 지배구조, 수수료체계를 변경시키는 법안 통과에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관련 법안은 △은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 법안 △보험업법 개정안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 △여신금융업법 개정안 등이다.

인터넷은행권은 은산분리 완화와 직결된 '인터넷전문은생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 법안'의 통과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지분을 10%(의결권 기준 4%)로 제한한 은산분리는 인터넷 은행의 사업 영위에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12일로 계획하고 있던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실패하며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케이뱅크가 모기업 성격으로 두고 있는 KT가 산업자본이기에 10%의 지분만을 지니고 있어 유상증자 결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산업자본이 아닌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진통 없이 두 차례 5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금융위원회도 중금리대출 활성화 선봉장에 인터넷은행이 서주기를 바랐지만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자 은산분리 완화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금융위의 시도도 번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금융위와 인터넷은행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바라고 있는 입장이다. 국회에서도 은산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7일 혁신성장·규제혁신 관련 토론회에서 특례법안으로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34%까지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또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단일주주 지분 보유한도를 34%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행업의 특징 상 대출이 한 쪽으로 몰리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며 "은산분리가 완화돼 제3의 인터넷은행이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보험업계와 카드업계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삼성생명·삼성화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 초과분을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보험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계산할 때 취득원가가 아닌 공정가액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계산법에 따라 한도를 초과하는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는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신금융업법 개정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대학등록금·기숙사비의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가맹점 수수료 우대, 소액결제 수수료 면제·우대·인하의 내용이 담긴 개정안도 14건이나 국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수익성의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9.9%를 기록했던 7개 주요 카드사의 카드손익률이 지난해 7.9%까지 떨어졌다. 카드사 당기순이익도 2014년 2조719억원을 기록했다가 수수료 인하 유탄을 맞아 2016년 1조8761억원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상황이 어려운 만큼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제고해줬으면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진지하게 조만간 수익성이 좋지 않은 몇 개 카드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 낼 신사업에 진출하고 싶어도 높은 규제 벽 때문에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26일 마무리되는 임시국회에서 금융 관련 법안이 어떤 결과로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