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8일 중국 간쑤성 란조우시에서 개최된 ‘한·중 우호 주간 행사’ 스킨푸드 부스 <사진제공=스킨푸드>

[이뉴스투데이 최유희 기자] ‘왜 매장이며 온라인이며 제품이 텅텅 비어있는거죠?’ ‘블러셔 제품은 스킨푸드꺼만 사용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못 구할까요?’ ‘스킨푸드 세일하는 이유가 망해서 떨이세일하는 건가요?’ 

최근 온라인에서 ‘스킨푸드’를 검색하면 보이는 문구들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문구로 한때 화장품 업계에서 떠올랐던 스킨푸드가 최근들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 품절 상태가 벌써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실제 각 로드숍을 방문해보면 화장품이 진열돼 있어야하는 매대에 빈공간이 많이 눈에 띈다.  상품 구색을 못 갖춰서 휑한 느낌마저 들고,  주변 매장에 비해 손님들도 없다. 17일 오전 평일이긴 하나 서울 명동 한 매장에는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여섯 명인데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브랜드 로드숍은 쇼핑가에 상권을 이루며 2~10개 이상 몰려 있다. 때문에 주변 타 브랜드 매장과 비교하면서 볼 수밖에 없는 로드숍이니만큼 스킨푸드 매장 모습은 주변 매장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매장 입구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레미 카나이(24)씨는 “앞에서 마스크팩도 나눠주고해서 한번 들어가봤는데, 화장품들이 매대에 덜 채워져 있었다"며 “아직 가오픈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인 만큼 수개월째 지속적인 사태를 모르는 것이 당연하니 매장 오픈 준비가 덜 마친 것으로 오해한 것. 

스킨푸드 매장 내 화장품 매대에 제품보다 빈공간이 더 많이 보이고 있다. <사진=최유희 기자>

이에 온라인커뮤니티와 SNS등에서는 ‘스킨푸드가 망하는 게 아니냐’는 폐업설까지 돌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온라인숍에서도 ‘품절’ 문구는 쉽게 볼 수 있다. 스킨푸드 매장이란 매장은 다 물량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제품 공급 차질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화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일일이 원하는 제품을 찾기 위해 미리 매장에 전화를 돌리기도 하고, 서로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제품이 있는 곳에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뷰티커뮤니티나 중고나라 등에서는 스킨푸드 제품 거래도 하고 있다. 스킨푸드 품절템 사냥에 나선 것이다.

온라인 거래 커뮤니티에서는 ‘스킨푸드 제품 판매합니다. 원래 사용하던 거라 매장에 마지막 남은 8개 챙겨놨는데 다 못쓸 듯해서 팔아요. 매장에서 구하기 힘든 거니까 1만원에 팔게요’와 비슷한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 글 속 화장품 판매 가격은 7000원이다. 판매뿐 아니라 구매를 원하는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만 불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맹점주들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물건이 없어 판매가 안되다보니 당연히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폐점을 하자니 위약금 등 계약 조건이 문제가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가맹점주들은 스킨푸드 본사가 점주를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요즘 들어 최저시급도 안되는 돈을 벌고 있지만 버텨보겠다”며 “조윤호 대표이사는 죽을 힘을 다해서라도 하루빨리 이 사태를 정상화 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손님들이 찾는 물건이 없어 그냥 돌아나가는 뒷모습을 보는 것도 힘이 빠진다”며 “그래도 빠른 시일 내에 점주들이 웃으면서 본사 교육에서 만날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스킨푸드 경영난이 품절 사태 장기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스킨푸드 영업손실은 연결 기준 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52억원 손실에 비해 적자가 89% 확대됐다.

매출은 1269억원으로 역시 전년 1690억원에 비해 25% 줄었다. 스킨푸드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수십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스킨푸드 부채총계는 434억1511만원으로, 부채비율은 781.1%에 이르렀다. 2016년 부채비율 257.2%에 비해 크게 늘었다. 

스킨푸드 매장 내 화장품 매대에 제품보다 빈공간이 더 많이 보이고 있다. <사진=최유희 기자>

업계는 적자 경영난 이유로는 과거 고집했던 ‘노 세일(No Sale)’ 마케팅을 꼽고 있다.

과거 스킨푸드는 반짝 매출을 올리는 대신 처음부터 일정한 가격을 내세워 할인을 하지 않음으로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었다.

많은 뷰티 로드숍이 경쟁 세일을 내걸고 승승장구 하는 동안 3위였던 스킨푸드는 밀려나기 시작했다. 결국 2015년, 스킨푸드는 백기를 들고 세일을 시작했다.

이달 15일까지 스킨푸드 상반기 시즌오프 빅세일 최대 70%가 진행됐지만, 평상시 저렴해서 좋다고만 한 소비자들 조차도 ‘폐업 정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로 현재 소비자들에게 스킨푸드 사태 현실은 심각하다.

이에 대해 스킨푸드는 “폐업설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 정체가 지속되면서 전체 생산 금액 중 일부가 줄었고, 부자재 수급이 지연, 예상치 못한 판매량 증가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일부 품목이 품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러 매장 점주님들, 해외 법인 및 에이전트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사몰 경우, 한정수량을 걸어 판매 진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품절 상품은 바로 재입고해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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