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을지로 소재 기업은행 본점에서 학습조직(CoP) 우수사례 발표회를 마치고 김도진 은행장(가운데)과 참여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업은행 제공>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은행권 독특한 기업문화 중 ‘학습조직’(Community of Practice‧CoP)이라는 모임이 있다. 은행원들은 황금 같은 주말을 할애해서라도 CoP에 참여하는 등 열의가 뜨겁다.

CoP는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관심분야를 함께 연구하고 공부하는 모임이다.

주제는 다양하다. 북한‧중국‧중남미 등 특정 지역을 주제로 연구하는 곳도 있고, 부동산을 공부하고 정보를 나누는 곳도 있다. 인포그래픽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모여 금융을 소개하는 리플렛을 만들기도 한다.

KEB하나은행은 2009년부터 CoP를 운영해왔다. 현재 직원 9000여명(중복가입 가능)이 CoP에 가입돼 있다.

하나은행 중국연구 CoP는 중국어뿐만 아니라 역사‧경제에 대해 공부한다. 자비로 중국 탐방도 다녀올 정도로 열정적이다.

‘매직아트’ CoP에는 마술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모여 있다. 병원이나 양로원 등을 방문해 마술 공연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사회공헌 성격이 짙은 모임이다.

외환은행과 합병 이후, 외환업무에 욕심이 생긴 은행원들이 만든 외환 CoP도 있다. 여기에는 현재까지 2500여명이 가입돼 있다. 은행 직원 중 외환 전문가를 고문으로 선임해 강의도 듣고, 궁금하거나 어려운 점을 해소해 나가는 모임이다.

IBK기업은행 CoP는 2008년부터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총 1646개 CoP에서 3만5666명이 활동했다. 연말마다 CoP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서로 공부해 온 결과물을 나누기도 한다.

작년 신설된 사내벤처형 CoP 중 ‘보이스피싱 잡는 기은센경찰’은 올해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선도사업으로 선정돼 4억8000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꼭 어떤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거나 특정 연구 주제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된다. 기업은행 CoP 중에서는 단순 독서모임처럼 취미를 나누는 곳도 있다.

2006년 만들어진 신한은행 북한연구 CoP는 최근 통일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았다.

북한연구 CoP는 분기마다 1회 이상 북한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세미나를 열고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거나 탈북민에게 실상을 듣는 등 실질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직원들은 금융그룹이 전 계열사 직원을 상대로 운영 중인 CoP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시너지 역량 제고를 위한 ‘시너지 CoP’ △리테일 뱅킹, 디지털 뱅킹, 보험 등 글로벌 사업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글로벌 CoP’ △‘블록체인 CoP’ △‘데이터 분석 CoP’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진 CoP가 운영 중이다.

CoP는 업무 외 시간에 모여야 하기 때문에 주로 주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은행원들은 흔쾌히 자기 시간을 쪼개 CoP에 할애하고 있다.

기업은행 직원은 “부동산 CoP를 하고 있는데 스스로 참여하는 거라 주말에 시간을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만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공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전혀 다른 업무를 하고 있는 같은 회사 직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CoP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직원 역시 “최근에는 바빠서 CoP에 참여하고 있지 못하지만 예전에는 3~4개 CoP에 가입해 활동했었다”며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시간을 활용해서 할 수밖에 없지만 자기계발을 위한 것인데다 관심분야를 공부하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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