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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半 기대半' 속 현대오일 거침없는 IPO 의지 '정유시황 악화' '회계감리 강화' 등 걸림돌 등장…현대측 "상장 입성 문제 없다"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 정유공장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추진을 선언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기대반 우려반' 분위기가 역력하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제로 정유업계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지금까지 증권가에서 평가해온 10조 원대 시가총액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사태'로 강화되는 회계규제가 상장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전일 상장예비심사 신청과 함께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8월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9월 공모 절차를 거쳐 10월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강력한 상장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심사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우량법인 예심간소화(패스트트랙)절차를 적용받아, 20영업일 이후인 내달 초 심사를 통과가 예상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주관사는 최대 규모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대표주관사로 여기에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가 공동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지난 1월부터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 상주하며 실사 등 상장 준비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앞서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결정하고, 사업구조 재편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1964년 설립된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원유 정제처리업체로, 조선업 불황기 탄탄한 수익을 창출하며 그룹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정유업 호황으로 지난해 매출액 16조3762억 원, 영업이익 1조2605억 원을 달성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불안 요소가 등장함에 따라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오는 11월 미국의 '對이란 제재' 시행에 유가 불안정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원유를 도입해 정제 과정을 거친 후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는 것이 정제마진인데 국제정치적 충격이 가해지면 원유도입이 비용 급상승해 수익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모건 스탠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란 제재 조치를 이유로 향후 6개월 간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85달러로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달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2.50달러의 고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동종업종인 SK루브리컨츠가 지난 4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결과를 보이며 상장에 실패한 점도 우려의 한 대목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2012년 공모 규모 2조 원 상당의 IPO를 추진했지만,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등 시황 악화로 상장을 철회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약 2조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돼온 공모 규모가 1조 원대 수준으로 햐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인이 기업공개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은 기업가치가 동반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현대오일뱅크가 상장된다면 현재의 지위는 유지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윤활기유 등 특수품목을 판매하는 SK루브리컨츠와 비교할 것은 못 된다"며 "12조원대 에쓰오일에 이어 업계 4위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 올해 안으로는 반드시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장기적 계획에 따라 진행해온 IPO인 만큼 변수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른바 '삼바 사태'로 인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강화 움직임에 현대중공업지주의 적극적 대응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에 앞서 지난 4일 종속기업이던 현대셀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수정하는 공시를 하면서 100% 반영돼온 연결기준 실적을 포기했다.

현대쉘베이스오일 지분은 현대오일뱅크와 글로벌 오일메이저 쉘그룹이 60%대 40%으로 보유하는데 이에 따른 수익도 60%만 재무제표에 기록된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삼바 사태가 일어나는 바람에 제반 서류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며 "거래소 승인이 나는대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liberty@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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