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국내 차량 공유(카셰어링)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쏘카'와 '그린카'가 정반대의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쏘카는 외형 확장에 집중하는 반면, 그린카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보유 차량 대수는 지난달 말 기준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6월(3300여대)에 비해 50% 넘게 확대된 수치다. 차고지인 쏘카존은 현재 약 3600여개로, 1년 전(2950여개)보다 22% 가까이 늘었다. 회원수 역시 빠르게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약 390만명으로 집계됐다.

쏘카는 몸집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자율주행과 빅데이터 등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11일 자율주행 연구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에 투자하면서 쏘카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필수 요소인 자율주행 연구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 향후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인프라 확대와 서비스 품질을 강화해 차량공유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와 자율주행 기술, 사고방지 기술 등 미래를 위한 연구 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카셰어링 시장 확대를 위해 이용성과 편의성을 개선한 서비스와 온디맨드 차량 배송 서비스인 '쏘카부름'을 공격적으로 확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쏘카는 올 초 2대 주주인 SK㈜와 함께 합작법인 '쏘카 말레이시아'를 출범,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쏘카의 초기 투자자이자 최대주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이재웅 의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세우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인 이 대표는 2007년 다음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10여년 만인 4월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쏘카는 2011년 11월 다음 출신인 김지만 씨가 론칭한 이후 다음 세일즈·마케팅 본부장 출신인 이재용 씨와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조정열 씨를 차례로 대표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했고, 조 전 대표는 간신히 1년을 넘기고 쏘카를 떠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의장이 직접 대표직에 오른 이유가 그간 정돈되지 않은 체계를 정비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외형 성장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쏘카의 지난해 매출은 1211억원, 영업손실은 1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손실 213억원보다 적자폭은 줄었지만, 광폭적인 경영행보 탓에 흑자전환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그린카는 내실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그린카의 보유 차량 대수와 그린존(차고지)수는 6000여대, 2800여개다. 지난해 6월 보유 대수 5900여대, 그린존 2700여개와 비교하면 정체 수준이다. 회원수도 1년 전 225만명보다 11% 가량 늘어난 250만명이다.

쏘카보다 1달 앞선 2011년 10월 론칭한 그린카는 카셰어링 업계 선두두자로, 롯데렌탈의 자회사다. 모회사의 차량 관리·경영 노하우와 롯데 계열사 혜택 등을 활용하며 충성 고객 확보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그린카는 지난달 카셰어링 서비스와 KT기가지니 AI스피커를 연계한 인공지능 카셰어링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메뉴는 △카셰어링 그린카란? △그린카 예약하기 △가까운 그린존 보기 △회원가입 안내 총 4가지로 구성된다. 간단한 명령어로 그린카 소개부터 인근 차고지(그린존) 위치, 회원가입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인공지능비서 플랫폼인 '어웨이(AWAY)' 서비스를 출시했다. 어웨이를 탑재한 그린카 차량에는 24:9 화면 비율의 '헤드유닛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탑승자는 차량 탑승 전 그린카 앱을 통해 본인의 아이디로 네이버에 로그인 하면 탑승 후 자신이 즐겨 듣는 네이버뮤직, 스포츠라디오 등을 연동해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를 통해 저장된 목적지까지 바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네이버의 방대한 지역정보(POI)와 연계한 '음성인식 목적지 검색'도 가능하다.

또 현재 운용 중인 차종은 업계 최다 수준인 55종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쏘카는 30종의 차량은 보유 중이다.

이 덕분에 그린카는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린카는 지난해 매출 287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매출 233억원, 영업이익 21억원보다 한층 개선된 성적표다. 영업이익은 2배 이상 확대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유경제 확산에 따라 카셰어링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아지면서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고 있다"면서 "잠재 고객 유입을 꿰하는 쏘카와 충성 고객 유지에 공 들이는 그린카는 각각의 경영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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