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가 폐열발전설비, ESS 등을 설치해 전력 절감에 분주하다. 사진은 쌍용양회 동해공장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모습[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시멘트업계가 폐열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이용해 수익성 전력 절감에 나섰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예고하면서 폐열발전설비와 ESS 설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자체적으로 전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폐열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시멘트공정에 사용되는 원가 중 전력비는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ESS는 전력단가가 낮은 시간대에 충전 후 전력단가가 높은 시간대에 방전해 전력비를 절감하는 장비다. 폐열발전설비는 시멘트 생산설비의 핵심인 소성로에서 클링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기에 배출되는 열원을 회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다. 클링커 생산 시 약 1450℃에 달하는 고온의 열이 사용되고 소성 공정을 거친 이후 평균 350℃까지 떨어진 열원을 다시 수급하는 것이다.

정부가 전기세 상승을 예고하면서 시멘트업계의 ESS와 폐열발전설비 설치는 불가피해졌다. 산업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제3차 에너지수급계획’ 수립을 위해 민관 위원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으로 최근 산업용 전기료 개편 관련해 검토에 착수한 바 있다.

쌍용양회공업,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은 이미 전기세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폐열발전설비를 생산공장에 설치하고 관련 장비를 추가 설치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쌍용양회는 동해공장에서 연간 1000억원 가량 발생하는 전력비를 줄이기 위해 ESS를 설치·가동했다. 쌍용양회에 따르면 ESS 설비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폐열발전설비까지 정상 가동될 때 공장이 사용하는 전체 전력비(84만MWh)의 27%(28만MWh·약 270억원) 가량을 대체한다. 이를 통해 제조원가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 효과 등을 볼 수 있다.

쌍용 동해공장의 폐열발전사업은 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바뀐 후 내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처음 승인한 대규모 투자공사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공장인 만큼 폐열의 발생량 또한 많다. 이에 따라 폐열발전설비 역시 세계 최대인 43MWh(연간 2억8100만Kwh) 규모고 투자금액만 1000억원이 넘는다. 

증설되는 폐열발전설비는 현재 전체 공정률의 80%를 넘어섰고, 7월 중순 첫 시험가동에 이어 오는 8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아세아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ESS를 설치했다. 2016년부터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육성 및 에너지저장장치 보급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기요금 할인제도를 실시해 일반 사업장에서도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아세아는 ESS 시스템을 설치하게 됐다.

아세아는 LG CNS 및 LG 화학과 손잡고 총 사업비 42억여원을 들여 지난해 3월부터 검토를 시작했고 그해 10월부터는 건축물 시공을 시작으로 설비를 구축했다. 이번에 설치된 시스템의 배터리 용량 기준 9.3MW 급으로 연간 약 12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아세아는 2015년부터 제천공장 부지 내에 560억원을 투자해 16.5㎿급 폐열회수발전설비를 설치해 8만3000㎿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 생산량은 연간 약 2만8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수치다. 아세아시멘트는 이 두 가지 설비로 전체 전력비의 약 20%를 절감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도 현재 단양공장에서 폐열발전설비를 운영 중이다. 폐열발전설비는 최대 26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단양공장 전체 사용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같은 개선책에 불구하고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은 1분기 다소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양회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33억원, 1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65.6% 감소한 수치다.

한일시멘트의 1분기 매출액은 2199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3.3% 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15억원에서 38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괄목할 만한 실적은 아니다. 

아세아시멘트 1분기 매출액은 7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감소했다. 전년 동기 7억원을 기록한 적자수치는 올해 107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시멘트업계는 폐열발전설비와 ESS를 도입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익성 개선 노력에 불구하고 건설경기 하락과 영업이익이 함께 떨어지면서 새로운 대응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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