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18 엑센트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작은차'가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노후화 된 모델이 대부분인 소형차는 시장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고, 어렵사리 '스테디셀링카' 입지를 다져놓은 경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장으로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판되는 국산 소형차는 현대자동차 '엑센트'와 한국지엠주식회사 '아베오', 르노삼성자동차 '클리오' 등 3개 차종이다.

소형차 시장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월 내수시장에서 엑센트는 2994대, 아베오 274대, 클리오는 1356대가 판매됐다. 소형차 총 판매대수는 4624대로, 지난해 상반기 판매된 5528대보다 16.4% 줄었다.

이는 기아자동차 '프라이드'의 단종 여파가 크다. 소형차의 '대명사'로 불리던 프라이드는 내수 판매 부진 탓에 지난해 9월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기아차는 당초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4세대 프라이드를 지난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었다.

특히 신형 프라이드는 지난해 3월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 출품돼 출시가 기정사실화 되는 듯 보였지만, 결국 단종의 운명을 맞았다.

소형차 모델의 경쟁력 상실과 소형 SUV의 인기도 시장 위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내·외장 디자인을 변경하고 고객 선호 사양을 확대 적용한 '2018 엑센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2010년 11월 '베르나' 후속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단 한 차례의 완전변경(풀체인지)도 진행하지 않았다. 연식 변경으로만 연명하고 있는 탓에 모델 노후화가 심해졌고, 부진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한국지엠 '아베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11년부터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아베오는 상품성 개선 모델만 몇 차례 내놨을 뿐이다. 모델 노후화와 함께 올 초 불거진 '한국철수설' 여파로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했고, 월 판매량이 두자리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70% 가까이 빠졌다.

르노삼성은 지난 5월 국산차 시장에 '소형차 붐'을 재현하겠다며 프랑스 르노의 '클리오'를 출시했다. 사전계약 열흘 만에 1000대의 예약고를 올리며 초반 돌풍을 예고했다. 또 르노삼성 역시 클리오의 월 판매 목표를 1000대로 제시하며 흥행몰이를 기대했다. 

하지만 5월에 756대가 팔린 클리오는 6월에 549대 판매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신차효과가 3~4개월간 유지되는 것과 달리 판매량이 오히려 뒷걸음친 셈이다.

업계에서는 클리오의 판매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당위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소형 SUV가 국산차 시장을 점령한 상황인 데다 가격이나 공간 활용성 등 경쟁력 하락으로 확장성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클리오는 터키의 르노 공장에서 전량 수입해 판매된다. 가격은 1990만~2320만원으로, 소형 SUV 차종보다 엔트리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돼 있다. 게다가 적재공간은 소형 SUV(320~432ℓ)에 비해 좁은 300ℓ에 그친다.

한국지엠 더 뉴 스파크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하던 경차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국산 경차 시장은 기아차 '모닝'과 한국지엠 '스파크'가 양분하고 있다. 박스형 차량이라는 점을 내세운 기아차 '레이'도 판매 중이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모닝 2만9612대, 스파크 1만6887대, 레이 1만4625대 총 6만1124대다. 전년 동기 판매한 7만434대보다 13.2%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모닝과 스파크는 전년 대비 무려 19.2%, 29.5%씩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을 선보인 레이의 판매실적은 지난해보다 48.3% 증가하며 그나마 감소분을 상쇄시켰다.

경차 시장은 최근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경차 3개 차종의 2015년 내수 총 판매량은 17만3418대를 기록했다. 이듬해 판매량은 0.2% 줄어든 17만2987대로 집계됐고, 2017년에는 20% 넘게 감소한 13만8202대 판매에 그쳤다.

경차는 저렴한 차량 가격과 유지비, 높은 연비를 장점으로 '엔트리카' 수요를 흡수해 왔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나 연비 측면에서 경차에 밀리지 않는 소형SUV가 등장하면서 수요층 이탈과 입지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SUV가 새로운 '엔트리카'로 자리잡으면서 소형차와 경차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소형 SUV의 인기가 지속되는 동안, 작은차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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