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벤츠전시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성장세에 탄력이 붙은 수입차가 국산차를 위협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은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몸집을 불렸지만, 국산차 시장은 위축됐다. 수입차 브랜드는 하반기에 전략 신차를 대대적으로 투입하고, 판매 상승세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9일 국산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지난 1~6월 내수 시장에서 국산차 65만6121대, 수입차 14만109대 총 79만6230대(상용차 제외)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한 78만8100대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산차 판매 대수는 2.9%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18.6%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에도 변동이 생겼다.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17.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5.0%보다 2.6% 상승했다.

특히 수입차 판매량은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주식회사,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산차 마이너 3사의 실적을 웃돌았다. 신차 부족과 경영난 등의 여파로 마이너 3사의 상반기 총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5.0% 뒷걸음질 친 13만1079대에 그쳤다. 마이너 3사는 수입차보다 9030대 저조한 판매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수입차 시장이 지난해보다 약 9% 성장한 25만6000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한다. 하지만 이미 전망치의 55%를 달성했고 하반기에 대어급 신차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올해 판매량이 이를 상회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 누적 판매량이 4만대를 돌파하며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킨 벤츠는 완전변경(풀체인지)된 CLS와 C클래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신형 G클래스 등 5종 이상의 신차를 선보인다.

BMW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시리즈의 새로운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인 뉴 X2와 뉴 X4, 뉴 X5 등을 출시한다. i8 로드스터와 고성능 모델인 뉴 M4 CS와 뉴 M2 컴피티션 등도 투입을 대기 중이다.

'디젤게이트'로 개점휴업 상태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며 판매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올 하반기에 아우디는 A4를, 폭스바겐은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미국형 파사트, 아테온 등으로 판매 화력을 더한다.

재규어는 고성능 모델인 F-페이스 SVR과 전기차 SUV I-페이스를, 랜드로버는 뉴 레인지로버 롱 휠 베이스 등을 내놓는다.

SUV 전문 브랜드 지프는 신형 컴패스와 신형 랭글러, 레니게이드 부분변경 등 신차 3종을 출시한다.

이와 함께 렉서스 신형 ES,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푸조 신형 508, 시트로엥 C4 칵투스 부분변경, DS DS7 크로스백, 닛산 엑스트레일러 등 다양한 신차가 출시된다.

국산차 업체도 신차로 시장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경우 판매 확대를 견인할 신차 라인업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투싼과 아반떼의 부분변경 모델과 고성능 모델인 i30 N스포트를 투입한다. 이르면 연내 대형 SUV 신차도 출시한다. 기아차는 니로 EV와 스포티지 부분변경 모델, 신형 쏘울 등을 출시 명단에 올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EQ900의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시킨다.

한국지엠은 말리부 부분변경을, 르노삼성은 경상용 밴을 내놓는다. 쌍용차는 별다른 신차 투입이 예정돼 있지 않다. 때문에 마이너 3사와 수입차 업체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면서 "수입차 업체들이 올 하반기에 대대적인 신차를 예고한 만큼, 가파른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수입차의 경우 물량 확보 등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판매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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