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이 과열 경쟁으로 치닫은 후 대형 업체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 사이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지방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감 확보에 나서며 수주 실적도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은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공사현장.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올 상반기 재개발·재건축시장에서 중견건설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정비사업 수주전 과열 경쟁 후 대형 건설사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주 공세를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대형사를 제외한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상반기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액은 4조원을 웃돈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 이는 대형사들을 포함한 전체 시장 규모의 40%에 달하는 액수다.

호반건설은 8000억원가량의 수주고를 올렸다. 호반은 대구 내당동 재건축과 서울 개봉5구역 재건축, 경기 군포10구역 도시환경정비 시공권을 차례로 확보했다.

한양도 굵직한 사업권을 따내 눈길을 끌었다. 한양은 대전 복수동2구역 재개발(1747억원)과 광주 누문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5577억원)을 각각 수주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대구와 부산에서 대형사를 상대로 잇따라 승리하며 430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대구 신암1구역과 부산 새연산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냈다.

계룡건설도 괄목할만한 행보를 보였다. 5월 메이저 건설사들을 제치고 서울 보문2구역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더니 이달 초 모아건설을 가볍게 제치고 대전 대흥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획득했다.

상반기 재무 안정화를 보인 동부건설도 정비사업 진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동부건설은 2월 경기 부천시 괴안2D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마수걸이 수주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서울과 함께 부천, 과천, 안양 등 분양성이 양호한 수도권에서 신규 수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 전문가들은 유독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업계에서 중견건설사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말 과열 경쟁으로 치닫던 서울 재개발‧재건축 수주전 이후 정부가 건설업 옥죄기에 나서면서 대형 업체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 사이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감 확보에 나서며 수주 실적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가 대형사보다 달리는 중견 건설사는 특유의 밀착형 영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규제 집중공세를 받고 있는 수도권보다 지방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시공권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중견건설사들의 신용도가 낮아 대출 이자비용이 높은 열악한 상황에서 이 같이 괄목할 수주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중견건설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지방광역시 중심 수주 전략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대형건설사들의 입김이 강한 서울과 수도권보다는 경쟁이 덜한 지방권에서 신규 사업지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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