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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계획에 월성1호기 잃어" vs "구속력 없는 행정"제8차 전력수급계획 둘러싼 공방 격화…6·15 조기폐쇄 결정 이후 열린 첫 재판 '처분성'이 관건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월성1호기 조기폐쇄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제8차 전력수급계획으로 탈(脫)원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원고측과 구속력이 없는 행정조치라는 산업통상자원부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6일 오후 2시 50분 서울행정법원 B220호법정에서 열린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취소소송 제2차 변론'에서는 이번 계획이 '처분성이 있는 행정인지'를 놓고 피고와 원고측 변호인의 첨예한 신경전이 전개됐다.

이번 소송은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등 원자력발전소를 지지하는 단체들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취소를 요구하기 위해 올해초 제기한 것으로, 두번째 변론이지만 지난달 15일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이후로는 첫번째로 열린 법정에서의 다툼이었다.

원고측에서 나온 김기수 변호사는 산업부가 월성1호기 폐쇄 조치에 앞서, 지난 2월 한국수력원자력에 '비용보전 방안 요청' 공문을 보낸 점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현행 법령으로도 제도적 보상 등이 안된다는 점을 산업부 스스로 보여줬다"며 "결국에는 한수원에 모든 것이 떠넘겨졌다"고 말했다.

행정법에서 처분성이란 '행정 처분으로서의 성질'을 의미하는 것으로, 처분성이 인정돼야 그에 따른 권익침해에 대해 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현재 대법원은 "행정계획이 국민의 권리의무 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처분성을 가진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원고측은 한수원 이사회에서의 월성 1호기 폐쇄 결정과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백지화도 제8차 계획의 구속을 받은 '탈원전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측 변호사는 "제8차 계획은 비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처분성이 없다"면서 맞섰다. 

이날 원고측은 재판부에 최근 한수원 이사회 결정과 관련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관련 문서 목록과 설명을 덧붙여 달라고 피고측에 주문했다. 문서제출명령이란 소송 상대방에게 있는 서류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토록 하는 것으로, 원고측은 이를 통해 산업부가 한수원에 대한 행정지도를 명분으로 재량권을 일탈했는지 여부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원고측 인사인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위원장이 6일 '행정 취소소송 2차 변론'을 앞두고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수원 노조 한 관계자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일이 벌어지다보니,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한수원이 떠넘겨 받게 됐다"며 "실패한 정책을 땜질하기 위해 법을 다시 만들어 지원을 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월성1호기 폐쇄 결정 당시 한수원 이사회에서는 "정부가 조기폐쇄 정책 이행을 요청하고 있다"며 당시 폐쇄 결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업부는 조기폐쇄를 '논의'하는 차원이었다면서 '요청'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신규원전 4기 백지화에 따른 매몰비용 1000억원에 대한 보상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어 논란은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 사장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의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여름철 빗나간 수요예측을 비판하는 조선일보의 기사와 관련해서도 "탈원전을 위해 전력수요를 낮게 예측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전력수요 전망은 다양한 요인(경기, 기온 등)에 따라 오차 발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처분성'을 두고 이처럼 치열하게 다투는 이유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가 한수원의 자체적 결정일 때 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사회 당시 정비를 위해 가동이 멈춰있던 월성1호기는 2022년까지 연장 가동을 위한 설비개선 조치가 마무리된 상황이어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사회의 주장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즉 월성1호기 설비개선을 위해 한수원측이 지출해온 5655억원을 합하면 정부가 짊어져야 할 매몰비용은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상문제는 쉽게 풀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제8차 전력수급계획 취소소송 다음 변론은 오는 8월 30일 열릴 예정이다.

 

이상헌 기자  liberty@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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