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초대 사장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한국해양진흥공사가 5일 출범하는 가운데, '문재인 친구'로 알려진 황호선 전 부경대학교 교수(사진·66)의 이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사장 공모 때부터 문 대통령의 친구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던 황 사장이 취임 일성대로 '해운업 재건 본격화와 해양강국 주춧돌을 놓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경남중·고 동기인 황 사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제학 전공자다. 이후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로 글로벌 무역거래를 강의해왔다. 

그러던 2002년 노무현 정부 탄생과 함께 대통령 자문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동북아시대위원회,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특별위원 등의 여러 위원회에 몸을 담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정치 활동을 이어오며,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부산 사상구 구청장 후보로도 출마했다. 당시 국회의원이던 문 대통령이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으며, 비록 낙선은 했으나 '김무성 vs 문재인' 부산 빅매치로 회자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발한 정치 이력은 문 대통령과 같은 학교 동기이면서도 경남고 학생회장과 서울대 교양학부 학생회장을 지낸 청년시절 굵직한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도 그는 부산경실련 대표, 시민사회연구원장, 전국지역혁신연구회장 활발한 사회단체 활동에 이어 문재인 대선캠프 부산공동선대위원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치권을 주요 활동 무대로 삼아온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해운진흥공사 신임사장이 된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찬반 의견이 상존한다.

먼저 해운업 부활이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청와대 및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 속에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찬성측과, 전문성과는 거리 먼 '시민단체 출신 정치권 인사'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작은 선종에서부터 초대형선까지 200척 주문을 목표로하는 해양진흥공사는 사실상 국내 유일의 선주사(船主社) 역할을 하게 된다"며 "여기에 선박금융 일원화와 해운정책지원까지 아우르기 위해서는 사장부터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친구라는 부문이 오히려 정책 당국과의 불협화음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황 사장은 지난 2일 임명 발표 당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수부가 박광열 혁신경영본부장, 김종현 해양투자본부장, 조규열 해양보증본부장 인선을 함께 발표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막중한 국정 과제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본부장과 직원들이 함께 일할 만한 사람인지 살펴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교체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법정 자본금은 5조원에 달한다. 출범 초기 납입 자본금은 3조1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예산에 반영된 현금 1300억 원을 포함하여 총 1조55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자본금이 10조원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도 그는 정부 예산 투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으로, 여권 실세다운 모습을 보였다. 황 사장은 "자본금 확충 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서 설득해보겠다"고 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황 사장의 미국 미시간대학 유학시절 같은 과를 다닌 후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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