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연초부터 굵직굵직한 신차를 대거 투입한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상반기에 판매 실적을 확대하며 크게 웃었다. 두 업체의 국산차 시장 총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무려 5%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국산차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는 모습이다.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주식회사,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2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개사는 지난 1~6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75만70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한 77만9685대보다 2.9% 하락한 수치다.

업체별 판매량은 현대차 35만4381대, 기아차 26만7700대, 쌍용차 5만1505대, 한국지엠 4만2497대, 르노삼성 4만920대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82.2%로, 전년 동기 77.0%보다 5.2%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신차효과에 힘입어 누적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4.6% 증가했다.

우선 현대차는 올 초부터 대대적인 신차 출격으로 내수 입지 확대에 나섰다. 지난 2월 3도어 준중형 해치백인 벨로스터의 2세대 모델을 시작으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의 4세대 모델,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판매 실적을 늘렸다.

벨로스터의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148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싼타페는 5만1753대를 판매했다. 넥쏘는 상용화에 한계가 있는 수소차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4개월간 200대 가까이 팔려나갔다.

볼륨 모델의 식지 않는 인기도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탰다. 2016년 11월 출시된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올 들어 월평균 9745대씩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3만508대, 중형 세단 쏘나타는 3만2770대가 팔렸다.

소형 SUV 코나는 매월 3700여대 이상씩 팔려나가며 시장 최강자로 등극했다. 5월 말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전기차 모델인 코나 EV는 지난달 1076대가 팔렸다.

기아차 역시 신차효과를 톡톡이 누렸다. 기아차는 2월 준중형 세단 K3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올 뉴 K3와 4월 플래그십 세단인 K9의 풀체인지 모델 더 K9를 출시했다. 상반기 판매 실적은 K3가 2만4679대, K9이 4801대로, 두 차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배, 5.6배씩 성장했다.

미니밴인 카니발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였다. 1~6월 누적 판매량은 3만7362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 가까이 증가했다.

중형 SUV인 쏘렌토는 경쟁 차종인 싼타페의 신형 모델 출시에도 불구, 꾸준한 판매 기조를 이어갔다. 올 누적 판매대수는 3만5838대로, 월평균 6000대씩 팔렸다.

국산차 마이너 3사는 신차 투입에도 오히려 판매가 줄었다.

쌍용차는 2월 출시된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의 활약에도 불구, 총 판매량은 3.7% 역성장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올 상반기에 1만9055대 팔리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 지난해 출시된 대형 SUV G4 렉스턴은 전년 동기보다 67% 확대된 1만9165대 판매를 기록했다.

하지만 베스트셀링카인 소형 SUV 티볼리는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한 2만690대 판매에 그치며 소형 SUV 왕좌를 내려놨다. 또 중형 SUV 코란도 C와 다목적차량(MPV) 코란도투리스모의 판매량이 급감하며 전체적인 판매 실적은 줄었다.

올 초 부도 직전의 위기에 몰린 한국지엠은 지난달 경영정상화 작업에 돌입하며 월판매 기준 국산차 꼴찌에서 탈출했지만, 판매 회복은 더딘 모습이다.

경차 스파크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스파크의 투입으로 지난달 판매량이 50% 넘게 회복됐다. 또 순수전기차 볼트 EV가 1648대 팔리며 내수 회복에 기여했다. 중형 SUV 이쿼녹스는 지난달 385대가 출고됐다. 

한국지엠은 상반기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르노삼성을 앞섰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보다 41.6% 부진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주력 모델의 활약에도, 판매 감소를 상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르노삼성의 상반기 누적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22.6%나 빠져나갔다.

중형 세단 SM6과 중형 SUV QM6는 2019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판매 기조를 유지했다. 두 차종의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각각 1만2364대, 1만2804대로 집계됐다.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내수 시장에서 출고가 이뤄진 2개월 동안 1356대가 팔렸다. 판매가격을 최대 200만원 인하한 준중형 세단 SM3는 지난달 판매가 2.5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준대형 세단 SM7와 중형 세단 SM5, 소형 SUV QM3, 전기차 SM3 Z.E. 등 전반적인 차종의 하락폭이 더 컸다.

한편 상반기 국산차 시장 판매 상위 모델(승용 기준) 10위권은 현대·기아차가 싹쓸이 했다.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현대차 그랜저가 차지했다. 이어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카니발, 기아차 쏘렌토, 현대차 아반떼,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모닝, 기아차 K3, 현대차 스타렉스, 기아차 K5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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