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유세 강화안 발표 후 은마아파트 매물은 6000만원 가격을 내려도 거래를 성사시키기 쉽지 않을 정도로 관망세가 짙어진 분위기다. 사진은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강화된 보유세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연이은 악재로 위축된 재건축시장은 이번 조치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관망세가 더욱 질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올리는 종합부동산세 인상 방안을 고려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2일 발표된 종부세 강화안은 △공시가액비율 인상 △세율 인상 △공시가액비율 및 세율 인상 △1주택자와 다주택자 차등 과세 등 네 가지다. 최종 권고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발표한 가안이다.

시장에서는 공시가액비율만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조심스레 무게를 뒀다. 하지만 달리 세율 조정까지 포함되는 네 개 방안 중 가장 강력한 제재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이호상 주택건설협회 전략기획본부 홍보부장은 “가뜩이나 정부의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해지고 경기도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 종부세가 강화되면 침체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우려되는 것 중 하나는 세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주택자가 임대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면서 전월세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종부세가 오르면 집주인이 세금 인상분을 세입자의 임대료에 전가시켜 임차인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시공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종부세 강화로 투기를 감소시킬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부분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지금은 전월세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2~3년 후 입주물량 부족으로 상승세를 타게 되면 세입자가 느끼는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부세 개편 소식에 재건축 시장이 움츠려들고 있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종부세 강화안 발표 이후인 이번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03%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 아파트는 실수요자들 매수세로 0.06% 상승하며 극명하게 대조된 모습이다.

특히 최근 재건축 활황세인 강남구와 송파구의 약세가 짙다. 강남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는 1000만원에서 4500만원가량 내렸고, 송파 잠실주공5단지는 500만원 하락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호가에서 6000만원 정도 가격을 내려 내놔도 매수자가 없어 거래를 성사시키기 쉽지 않다”며 “보유세 강화가 임박했고 집값의 약세가 장기간 이어질 공산이 커져 관망세가 더 짙어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이 급등했던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현대1·2차의 전용면적 160㎡는 실거래가가 34억원을 형성하다 이달엔 32억원에 매물을 내놓는 처지다. 면적이 더 큰 대형 평수는 매도 호가 하락이 더 거세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용면적 76.4㎡는 4월까지만 해도 매맷값이 18억원을 돌파했다가 최근엔 16억원대 급락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 같은 원인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안전진단 강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 보유세 개편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실질적인 재건축 아파트 투자율을 감소시켰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등 후속 악재까지 겹치면서 재건축 아파트는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보유세 개편으로 재건축 아파트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관망세가 지속되면 거래 절벽으로 인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데다가 매수세까지 줄어 매도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