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웅 국립과천과학관장.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때로는 열정적인 한 사람이 전체를 바꾼다. 활동량이 많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지성은 팀 전체의 경기력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야구에서도 타선이 무기력 할 때 활기를 주는 타자가 있으면 전체 분위기가 살아난다.

배재웅 국립과천과학관장은 그런 사람이다. 주어진 일만 소화해내는 게 아니라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 해내는 스타일이다. 전국 국립과학관 분위기를 바꾼 주역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과천과학관장이 된 배 관장은 주어진 자료만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꼭 필요한 자료를 제작하는데 주력했다.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다른 과학관과 공유했다. 과천과학관이 리더가 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학관 미래를 고민하고 그에 따른 기반을 현장에서 찾으려 한다. 배 관장은 “관장이다 보니 모든 권한을 가지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기관장으로서 5년, 10년뒤까지 내다보고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관장은 관람객이 어떤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 과학관을 많이 찾고 즐기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된다”며 “손에 잡히는 일이고 결과가 바로 확인되는 업무여서 스릴도 있고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과천과학관은 전통과학관을 리모델링 중이다. 전시물이 노후하고 전시방식이 단조로워 전통과학을 제대로 알리는데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북대 등 6개 전문기관과 협력을 맺고 입체적인 전시를 갖출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기관 간 협력으로 과학관을 직접 찾지 못하는 관람객에게도 과학문화를 알려 나가는 등 새로운 고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배 관장은 전통과학관 리모델링에 있어 차별화 된 전시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전북대 등 5개 기관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 국립과천과학관에 대해 소개해달라.

▲ 국립과천과학관은 2008년 11월 문을 열었다. 과학 관련 전시와 교육, 과학축제를 축으로 과학을 보고 체험해 보는 과학센터이자 복합 문화공간이다. 첨단기술관, 미래상상SF관, 기초과학관, 자연사관, 전통과학관 등 5개 전시관이 있고 야외에는 곤충생태관, 천체관측소와 천체투영관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췄다. 또 학교 밖 과학활동으로 탐구력을 높이고 실험과 창작활동을 하는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축제와 행사를 통해 매년 23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즐겨 찾고 있다.

= 세계적인 과학관으로 발돋움하겠다고 했는데 해외 과학관과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지. 차별화 준비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 최근 문을 여는 해외 과학관은 우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센터로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과학행사를 하고 있다. 그런 과학관과는 충분히 비교할 수 있고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관람객의 사고를 자극하고 상상하게 해 과학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하도록 전시관을 새롭게 바꿔나가고 있다. 수준 높은 특별전시 없이 해외 과학관과 경쟁할 수 없다. 자체 기획한 ‘발견의 시작 - 창의적인 사람들의 생각 법’과 세계적인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의 이론을 중심으로 한 '파인만의 물리 이야기'도 현재 전시 중이다. 10주년을 맞는 10월에는 ‘과학의 실패?’라는 특별전을 선보인다. 해외 과학관과 견주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28년간 공무원으로 지낸 배 관장은 과천과학관장 취임 6개월만에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찾아오고 싶은 과학관'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 전통과학관을 리모델링 중인데 어떻게 변화하는지.

▲ 이달 초 과천과학관과 전북대 총장과 KIST,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이 참석해 전통과학관 리모델링에 협력하기로 협약를 맺었다. 우리나라는 역사를 통해 세계 주요문명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만의 독창적인 과학문명을 만들어왔다. 전통과학의 의미와 가치를 소개하고 과학문명을 보여줄 계획이다.

= 전국에 국립과학관이 여러 곳 있다. 지역 과학관에 비해 과천과학관의 강점이 있을 것 같다. 가령 지리적 특성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랄지.

▲ 과천과학관을 포함해 전국에 5개 국립과학관이 있다. 과천과학관은 첨단 과학기술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전시관 개선사업을 거쳐 미디어, 가상현실 등 최신 기술을 수용해 새로운 전시관으로 개편했다. 특별전시회 만큼은 과천과학관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프로그램이나 과학행사도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과학관에서는 1년 내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 2월부터 창작체험, 전시연계행사, DNA날 같은 각종 기념일 행사를 하고 있고 상시 체험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하다보니 유리한 점이 있는게 사실이나 그만큼 많은 관람객이 와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환경이 도움을 주는 것은 맞다.

= 중앙부처에서 공직을 수행할 때와 전시관 관장으로 일할 때의 차이점이 있는지.

▲ 부처에 있을 때 과학기술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보니 이해 관계기관과 협의해야 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과학관은 정부조직이지만 그런 면에서는 자율성이 많다. 그래서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업무성격도 정책적 업무보다는 현장 위주 집행업무가 대부분이다. 관장이다 보니 모든 권한을 가지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2년동안 잘 하는게 다가 아니다. 기관장으로서 5~10년 앞을 내다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임기동안 도약할 수 있는 발판까지는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과천과학관은 연간 120만명의 관람객이 찾아오지만 과학관을 찾지 않는 관람객들에게 과학문화를 알리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 국립과천과학관의 비전이 있다면.

▲ 과천과학관은 우리나라 대표 과학관이다. 관람객 수나 양적인 성장은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인가, 질적 성장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숙제다. 과천과학관의 비전은 ‘10년 안에 세계적인 과학관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올해 개관 10년을 맞는다. 그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세계적인 과학관에 과감하게 도전할 때가 됐다. 국내 최대 과학관이라는 프레임을 박차고 나가야한다. 우리와 유사한 활동을 하는 세계적인 과학관과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 

배재웅 국립과천과학관장은

배재웅 국립과천과학관장은 1963년생으로 1989년 기술고시 24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과학기술처와 과학기술부에서 과학기술, 기초과학, 기술개발지원과를 거쳐 2004년부터 2014년까지 과학기술부 과학기술문화과장, 원자력방재과장, 문화관광부 문화기술과장,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과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5월부터는 국립공주대 사무국장을 지냈고 2016년 6월부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성과정책관과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정보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2월 국립과천과학관장에 임명됐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