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레믈린대궁전 녹옥실에서 열린 양해각서 서명식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러시아 노스코프 디지털개발 통신언론부 장관이 '한-러 ICT 협력 MOU''를 체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한국과 러시아 간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관계가 민간기업과 정부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에 러시아 경제개발부와 ‘한·러 혁신 플랫폼 구축 업무협약’(‘혁신 플랫폼 MOU’)을,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언론부와는 ‘ICT 협력 업무협약’(이하 ‘ICT 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혁신 플랫폼 MOU’에서는 국빈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됐다. 

양국은 이번 MOU를 통해 러시아의 혁신․원천기술과 한국의 ICT·응용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스타트업․벤처․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협력거점으로 한·러 혁신센터를 신설하고 러시아에 있는 기존의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에 스타트업·중소·벤처기업 지원 기능을 보강할 계획이다. 러시아 측에서도 혁신 플랫폼을 전담하는 러시아 기관을 지정해 구체적인 협력사업 추진 등 양국 간 혁신협력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언론부와 체결한 ‘ICT MOU’는 양국의 주요 관심사인 초고속 인터넷, 5G 통신,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와 공동연구, 공동프로젝트 추진 등을 담고 있다. 

또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RAS)와 협력 MOU를 체결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의 25개 연구기관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의 500여개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 인력교류 등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는 시베리아와 우랄, 극동 등 3개 지역에 21개 지역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500여개 산하 연구기관이 모여있다. 총 연구원만 5만6000여명에 이른다.

양국 연구기관은 이번 MOU를 통해 기초과학뿐 아니라 바이오, 무인이동체 등 첨단 과학기술의 분야의 기술사업화 등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과기정통부는는 한·러 혁신 플랫폼 협력을 위해 러시아 경제개발부와 ‘한·러 혁신 워킹그룹’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9월 제4차 동방경제포럼 계기에 블라디보스톡에서 제1차 회의를 개최해 혁신협력 사업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제13차 한·러 과학기술공동위원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모스크바 제1중앙병원 의료진(테이블 착석)들이 약 300km 거리의 야로슬라블(Yaroslavl) 병원 의료진(화면)들과 원격협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KT>

정부 뿐 아니라 민간기업들도 러시아의 인재를 유치하고 우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KT와 분당서울대병원은 2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안 레일웨이즈와 ‘디지털 헬스케어 협력사업’ 기념식을 가졌다. 

앞서 KT는 지난달 2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ICT 기반 의료시스템 진출 사업‘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러시아에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이기로 한 바 있다. 

KT는 러시안 레일웨이즈와 협력해 역사 내 병원과 열차 내부에 모바일 건강진단 솔루션을 구축할 방침이다. 레일웨이즈는 세계 3대 철도 운송회사 중 하나로 러시아 전역에 173개의 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KT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러시안 레일웨이즈의 소속 지방병원 5곳과 모스크바 중앙병원(거점병원)간 원격협진 체계를 구축한다. 

또 시베리아 대륙횡단 열차에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연말까지 진행한다. KT는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 구축 및 공급을 담당하며 분당서울대병원은 진단결과를 토대로 한-러간 의료자문 및 현지 의료진 교육 등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인공지능(AI)연구소를 개소했다. 같은 달에 삼성전자는 영국 케임브리지와 캐나다 토론토에 연구소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의 수학, 물리학 등 기초‧원천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AI 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AI 전문가인 러시아 고등경제대학(HSE) 드미트리 베트로프 교수, 스콜테크의 빅토르 렘피츠키 교수 등을 리더로 AI 알고리즘 연구를 이끌고 있다. 

한편 양국은 앞으로도 민간기업과 정부에 걸쳐 과학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1일 러시아 하원의회 연설에서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민간의 참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과학분야 뿐 아니라 산업 전분야에서 민간 기업들의 러시아 진출 기회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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