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유아용품 코너에서 한 중국인이 '웨이신'으로 친구에게 보여줄 제품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21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타워동 8층 국산품 매장 안, 한 중국 남성이 젖병 코너 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어 중국 메신저 '웨이신'으로 보낸 후, 다시 매장 직원에게 들은 설명을 음성 메시지로 보내고 있었다. 막 6개월이 지난 아들에게 필요한 젖병을 구매하기 위해 아내에게 실시간으로 의견을 묻고 있었던 것.

허베이성 탕산시에서 온 자오웨이광(32세)씨는 “마마치 젖병이 가장 유명한데 가격이 74달러(8만3000원)이고, 코모토모나 실리만 젖병은 44달러 (4만9000원)이다”며 “한국 상품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품질이 좋아서 사전에 가격을 조사하고 오긴 왔지만 매장에 오니 마음이 흔들려 다시 아내와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오씨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 째다. 자오씨 부부는 온라인 해외 직구나 수입전문점 등에서 한국과 일본 유아용품을 구매해 이용하고 있다. 그는 “일본 상품이 제일 좋기는 하나, 한국이 비자 받기도 쉬운 편이고 여행비용이나 품질 등을 두루 따졌을 때 선택해 이번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들이 사용할 젖병을 고르고 있는 중국인 여행객 <사진=이지혜 기자>

한편 코모토모 코너 앞에서는 베이징에서 출장 온 왕샤오첸(30)씨가 빨대가 있는 물병 사진을 찍고 있었다. 왕씨는 본래 친구가 특별히 부탁한 ‘실리만 물주머니’를 구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시 매진 상태여서 다른 브랜드 물병 상품들을 친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왕씨는 “실리만 물주머니는 팩형태로 돼 있어 아이들에게 가방처럼 메어주기도 좋고 가벼워 인기가 좋다”며 “다른 일반적인 물병은 디자인이 예뻐도 별로 성에 안찼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유아용품 매장 '아이앤디' <사진=이지혜 기자>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면세점 업계는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 방한 숫자가 급감하면서 매출 하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유독 역주행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유아용품이다.

젖병, 물병, 비누,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한국 유아용품은 최근 중국 부모들이 직접 올 수 없어도 ‘따이거우(구매대행)’를 통한 수요가 크고, 또 출장이나 개별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이들이라면 꼭 사가는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한국유아용품 전문 업체 아이앤디는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150%가 성장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와 올해 한국 상품 섹션에 유아용품 매장수와 면적을 대폭 늘렸다.

중국 엄마아빠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실리만 물병(왼쪽)과 마마치 젖병 <사진=이지혜 기자>

신세계는 명동점 11층에 실리만 팝업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올해 신규로 유아동 브랜드 12개를 추가했다. 실리만 팝업 매장은 전년동기 대비 2배수 이상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온라인 분야 입점수 확대와 단독 브랜드 유치에 힘 쏟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지난2016년 26개였던 브랜드수도 현재는 53개로 늘어났다.

아이앤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최서혜 판매원(28세)은 “온라인 구매는 유명 상품에 집중되는 편이고, 매장에 방문하는 분들은 다른 제품들도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리만을 예로 들면 물주머니가 제일 유명한데 최근에는 수저, 젓가락, 물컵, 젖병 등으로 판매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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