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인공지능(AI)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사람이 하던 많은 일들을 AI가 해내고 있다. 각 직업의 전문가들이 ‘AI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던 일조차 AI는 척척 해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사람을 채용하는 과정을 AI가 대체하면서 인사 채용의 전 과정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벤처기업 IGS는 AI를 활용해 구직자의 손가락 움직만 보고 적성을 진단하는 프로그램 ‘그로우’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구직자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 손가락 움직임을 분석해 성격을 파악하고 업무에 적합한지 가려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IGS의 그로우가 전일본공수 항공사(ANA)와 흥아손해보험 등에서 면접에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크루트 캐리어가 지난 2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 중 0.4%가 AI를 활용해 채용에 나서고 있으며 7.5%는 AI의 도움을 받아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SK 채용박람회에서는 ‘AI 면접관’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AI 면접관은 말 그대로 AI가 면접자를 평가하는 것으로 정답이 없는 질문을 쏟아내 면접자를 파악한다. AI 면접관을 차린 마이다스아이티는 AI 면접관이 보유한 질문의 수가 5만4000개에 달한다. 

이를 통해 지원자의 표정과 혈류량, 심작박동 등을 분석하고 안면색상 변화, 음색과 음높이, 호흡의 크기, 호흡의 속도를 뇌파로 측정한다. 또 사고와 언어구사력에 대해 분석한다. 또 기본 업무역량 뿐 아니라 얼굴과 목소리 등을 통한 호감도를 분석해 면접자가 갖춰야 할 자제를 파악한다. 

SK C&C는 AI플랫폼인 ‘에이브릴’을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서류전형에 시범 도입했다. 

또 롯데지주 역시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서류전형에 AI를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정보통신이 국내 언어처리 전문기업과 함께 AI시스템을 개발해 3월부터 채용 일정에 도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파악해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와 △직무 적합도 △표절 여부 등을 파악하고 지원자가 조직에 맞는 우수한 인재인지 판별한다. 롯데는 상반기 백화점과 마트 등 주요 계열사에 시범 도입한 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들 기업 외에도 JW중외제약이 인적성검사에 AI를 도입했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역시 AI를 활용한 면접을 진행한다. 

중외제약 AI 면접 모습. <사진=JW중외제약>

AI 면접에 대해 면접자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시장조사기관 두잇서베이가 직장인과 구직자 31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I면접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50.9%, 부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49.1%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부정행위를 검증(22.6%)하고 시간 및 비용을 절감(19.6%)할 수 있으며 채용비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17.1%)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사람이 사람을 뽑아야 하기 때문(23.7%)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평가 기준의 획일화(22.0%), 모범 답안 유출(13.4%), 시스템 조작을 통한 채용비리 우려(13.2%), AI에게 평가받는다는 거부감(13.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인사담당자들은 AI의 도움을 받아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의 표절 여부나 인적성검사 등 면접에서 가려내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IT업계에서는 AI가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데이터를 통한 학습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AI면접이 대중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역시 이같은 점을 감안해 AI 서류심사를 100% 반영하는 대신 참고자료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앞으로 자기소개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관련 기술과 알고리즘이 정교해지면 반영범위와 반영비율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후 데이터가 쌓이면 신입사원 채용 외에 경력사원 채용, 직원 평가·이동·배치 등 인사 직무 전반의 영역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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