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2일부터 상반기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반도체 중심의 호실적도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이 더 중요해졌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2일 DS부문, 25일 IM부문, 26일 CE부문으로 나눠 각각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는 김기남 DS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과 각 부문 국내 경영진, 주요 법인장들이 참여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중국 반독점 당국의 D램 가격 담합 조사와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빅3’이 D램 가격을 담합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중국은 최근 반도체 굴기를 본격화하고 자국의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조사가 담합으로 결론이 날 경우 과징금과 함께 D램 가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96단 낸드 플래시를 양산해 D램에 경쟁사들과 기술격차를 벌렸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센 만큼 이에 따른 대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부문은 올해 대만 TSMC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서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하반기 고객사 확보를 위한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도입해 7나노 시대를 열었으며 퀄컴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상반기 갤럭시S9이 예상 밖의 부진을 보이면서 하반기 비상이 걸렸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의 출시시기를 이전 제품들보다 빠른 8월로 앞당기면서 시장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마트폰들이 고사양화되면서 교체주기가 늦어진 만큼 여기에 대한 대비책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또 화웨이와의 폴더블폰 시장 선점 경쟁도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당초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 초 출시를 고려했으나 화웨이가 11월 출시를 확정지으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하반기에는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이 되는 ‘접는 디스플레이’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하반기 아이폰용 OLED 패널 생산에 들어갔다. 갤럭시노트9용 패널과 맞물려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효율적인 부품 수급을 위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7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삼성 홈IoT&빅스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현석 CE부문장이 AI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CE부문에서는 대형 TV에 대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9월 이후에 마이크로LED TV인 ‘더 월’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QLED TV의 라인업도 강화하며 7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대형 TV 시장에서는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를 따돌리기 위한 전략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인공지능(AI)에 대한 전략도 세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AI에 대해 글로벌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등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8월 갤럭시노트9와 함께 공개를 앞둔 빅스비2.0은 삼성전자의 AI에 대한 방향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2년까지 모든 가전제품과 자동차, 스마트폰, IoT 디바이스를 빅스비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빅스비2.0의 역할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빅스비와 함께 삼성전자의 제품과 서비스가 더욱 강력해 진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AI 기술이 소비자들의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의 활성화와 넥스트Q펀드 등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혁신조직인 삼성넥스트는 14일 벤처펀드인 ‘넥스트Q펀드’를 발족시켰다. 넥스트Q펀드는 AI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넥스트Q펀드의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각 사업부문별 실무진들이 모여 상반기 성과를 진단하고 하반기 전략을 모색하는 회의”라며 “이 부회장이 참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출소 후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따른 성과의 반영 여부에 대해서는 “이제 막 출장을 돌아왔는데 당장 사업전략에 반영되긴 어려울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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