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개인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각사>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국내 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개인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 자산운용 현황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은행 총자산 가운데 원화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말 53.6%에서 지난해 말 64.6%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원화 대출금 가운데 가계대출은 660조4000억원으로 43.8%의 비중을 가져갔다. 이는 817조3000억원으로 54.2%의 비중을 차지한 기업대출보다 작은 규모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가계대출이 6.2%로 5.4%를 기록한 기업대출보다 높았다.

가계대출 수요는 저금리 기조, 부동산 규제 완화가 수요를 촉진시키며 성장했지만, 기업대출은 업황 부진 장기화 이유로 대기업 대출수요가 부진하자 증가율이 떨어졌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463조7000억원으로 70.2%를 차지했다. 기타 신용대출은 196조7000억원으로 29.8%를 차지했다.

은행이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의 증가가 수익률 측면에서 더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가계대출의 빠른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이자수익률에서 대손율을 뺀 값인 위험조정수익률은 가계대출이 2.96%, 기업대출이 2.61%였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반영하는 위험가중치은 가계대출은 25.6%였고, 기업대출은 66.3%에 달했다. BIS 비율 관리에 가계대출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대출에서 대기업대출 비중은 161조8000억원으로 19.8%에 불과했다. 중소기업대출은 655조5000억원으로 80.2%를 차지했다.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대출 비중은 2014년 말까지는 증가했으나, 2015년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영향으로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2008년 말 25.7%에서 지난해 말 35.3%까지 치솟았다.

개인사업자 대출 가운데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지난해 말 39.2%를 차지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3년 기록한 30.2%의 비중보다 9.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이 보수적 여신 관행을 심화하며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담보대출 비중은 2008년 말 43.3%에서 지난해 말 58.1%까지 증가했다.

중소기업 담보대출의 93.8%는 부동산 담보 대출이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성장률은 떨어졌다.

2008년 이후 은행 연평균 총자산 성장률은 3.6%로 같은 기간 5.1%의 성장률을 기록한 연평균 명목 국내총생산(GDP)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금융위기 전인 2007년, 2008년 은행 총자산 성장률인 11.7%, 21.8%에 비하면 급락한 수치다.

총자산 증가율 둔화는 금융위기 이후 자본규제 강화로 은행 주식보유가 줄고, 기업 신용위험 상승으로 회사채 보유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은퇴자 노후대비 수요 등으로 부동산임대업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은행이 담보 위주의 대출자산 확대전략을 취했다"며 "은행이 가계대출을 선호하는 행태는 소비자 수요, 다양한 경제적 유인에 기인하므로 시장 자율적으로 교정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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