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018 러시아 월드컵 응원전이 열린 삼성역 코엑스 영동대로앞에 많은 시민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우리나라가 죽음의 F조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 경기 보셨죠? 멕시코가 우승후보 독일을 이겼습니다. 스웨덴은 우리나라 첫 승 제물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더라구요. 강호 스웨덴을 어떻게 이길 수 있냐고. 하지만 기량 좋은 해외파와 국내파가 시너지를 낸다면 충분히 스웨덴을 이길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기사를 보니 해외 도박사들이 우리나라 16강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하더라구요. 웃기는 소리 하지말라고 하세요. 당당히 16강 갈테니."

2018 러시아 월드컵 1승을 향한 붉은악마 함성소리가 울려퍼지는 18일 삼성역 코엑스 영동대로앞. 

붉은색 머리띠를 한 중·고등학생부터 '2002 어게인' 티셔츠, 국가대표 유니폼, 정장 등을 입고 응원에 합류한 대학생, 직장인들.

한마음 한 뜻으로 월드컵 첫 승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연신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치고 있었다.다만 간절한 월드컵 1승을 원했지만, 아쉽게 스웨덴에 0대1로 패하며 다음 23일 멕시코전을 기대하게 됐다.

오비맥주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기간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 일정에 맞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 일대에서 18일 밤 대규모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안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뒤집고 월드컵 본선 판도도 뒤집어버리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뒤집어버려!”를 월드컵 마케팅 주제로 정한 카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뜨거운 국민적 열기와 감동을 재현하자는 취지로 이번 대규모 국민 참여 응원전을 기획했다.

대한민국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기자는 18일 오후 길거리 응원전이 열린 삼성역 코엑스 앞 영동대로 일대를 찾았다. 2호선 삼성역에 하차 하자 이미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청춘남녀, 직장인 등이 서로 뒤엉켜 다양한 응원도구를 이용해 응원에 심취한 모습이었다.

미처 메인 자리에 앉지 못한 많은 시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캔맥주와 햄버거 등을 먹으며 가수들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5시부터 펼쳐진 공연에서는 관중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 시작 전부터 열기를 뿜어냈다. EXID, 박재범, 윤도현 밴드 등 가수들 무대와 함께, 북과 다양한 응원도구를 활용해 경기전 분위기를 한 껏 띄우기 충분했다.

한 직장인은 "지금 외치는 함성 소리가 러시아에 있는 태극전사에게 전해져 꼭 1승을 달성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녁 8시께 해가 넘어가자 화려한 조명 아래 시민들 열기는 최고조를 달렸다. 윤도현 밴드가 '오 필승 코리아', '아리랑' 등 신나는 락 공연을 펼치며 시민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가 연이어 이어졌다.

응원을 가장 열정적으로 펼친 시민들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 공인구에 친필 싸인을 한 축구공을 나눠주며 열기를 더해갔다.  

가수 EXID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저녁 8시50분경 사회자가 "현장으로 화면을 돌리겠습니다"라고 외치자 태극전사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스웨덴 국가연주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애국가가 울려퍼지며 코엑스 앞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입모아 애국가를 따라 부르며 1승을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논현동에서 왔다는 한 대학생 커플(남 22세, 여 21)은 "우리나라가 '죽음의 조'라고 하지만 스웨덴 만큼은 반드시 이기고 기분 좋은 1승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삼성동 근처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직장인 김인수(37세, 남)씨는 "우리나라가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나라도 월드컵 출전 경험이 많고 해외파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유럽 선수들 못지 않은 뛰어난 실력으로 3:0 대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전반전 경기 시작전 학생들이 태극기를 좌우로 흔들며 응원을 펼치는 모습.

9시 경기가 시작되자 태극기를 흔들고 응원봉을 신나게 두드리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기 초반 우리나라는 몇 번의 찬스를 얻었다. 

앉아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서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게 위기가 찾아왔을때도 "안돼, 안돼"하며 간전히 두손을 모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45분 전반전이 끝나자 화장실과 흡연구역으로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 전반 경기 결과에 대해 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학생 김은성(26세, 남)씨는 "솔직히 전반전은 잘 막은 것 같다"며 "좀더 공격적인 모습이 없어 많이 아쉬웠고 수비에 치중하다가 45분이 간 것 같다"고 다소 아쉬운듯 말했다.

직장인 최인국(40세, 남)씨는 "전반전 내내 불안한 모습이었다. 물론 수비에 치중하다보니 공격 기회가 없었다"며 "후반전에는 기필코 한 골을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힘줘 말했다.

전반전 경기가 시작되기 전 스웨덴 국가 연주가 나오고 있다.

10시께 후반전이 시작되자 다시 태극기를 흔들며 긴장어린 눈빛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상대 선수가 구자철 무릎쪽을 밟는 모습을 보이자 시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한편 걱정하는 눈빛으로 "일어나, 일어나"를 외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후반 19분 스웨덴이 패널트킥을 얻었다. 심판은 김민우가 공이 아닌 스웨덴 공격수를 가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연신 대한민국과 골기퍼 이름을 외치며 막아주길 간절히 바랬지만, 결국 1점을 내주고 말았다. 다만, 25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더욱 크게 대한민국을 외치고 "괜찮아"를 외치며 응원에 집중했다.

구자철이 후반 27분께 이승우와 교체되자 시민들은 박수를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승우 한골 넣어라"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에 보답하듯 이승우는 강력한 왼발 슛팅으로 스웨덴 골문을 노렸지만 수비에 막혀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이승우"를 연신외치며 간절한 한골을 원하는 모습이었다.

패널트킥을 얻은 스웨덴이 한골을 넣자 한국팬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대학생은 "정말 너무 아쉬운 경기"라며 "마지막 패널트킥만 아니었어도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후반 45분이 끝나고 추가시간이 4분이 주어졌다. 스웨덴 골문을 위협하며 마지막 힘을 내는 태극전사들을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지만 결국 0:1인채로 경기는 끝났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한 경기였지만, 아쉽게 패해 분할 따름"이라며 "하지만 열심히 싸워준 태극전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첫 경기는 그렇게 끝났고, 영동대로 그 많던 인파가 순식간에 흩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열정어린 함성과 뜨거운 열기만은 그 공간에 생생히 남아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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