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서울시가 103년 만에 처음으로 복수금고 제도 도입을 결정, 신한은행(1금고)·우리은행(2금고)과 금고 업무 취급 약정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시금고는 각종 세입금 수납, 세출금 지급은 물론 세입·세출 외 현금 수납과 지급, 유휴자금 보관 및 관리, 유가증권 출납·보관 업무를 맡는다.

한 해 예산만 34조원(2018년 기준)에 달하는 서울시의 '금고지기'는 1915년부터 103년간 우리은행이 독점했다.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85년 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은 1999년 시가 일반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한 이후에도 20년 가까이 서울시 금고 유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복수금고 도입을 위한 첫 입찰 경쟁에선 신한은행이 1금고를 맡아 31조8000억원 규모의 서울시 일반·특별회계를 관리하게 됐다. 2금고 우리은행은 2조3000억원 규모인 성평등기금·남북교류기금 등 각종 기금 관리를 맡아 '금고지기'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서울시에 신한은행은 3015억원, 우리은행은 1100억원의 출연금(협력사업비)을 내기로 약정했다. 서울시는 이 금액을 모두 세입 예산으로 편성해 투명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두 은행과 금고 업무 취급 약정을 맺을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2주가량 미뤄졌다.

변서영 서울시 재무과장은 "100년 넘게 서울시 금고를 운영해 온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1금고가 변경되면서 전산시스템이 새롭게 구축된다"며 "신한은행이 제시한 전산시스템 구축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을 위한 세부 조율을 하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시금고 입찰 제안서에 기재해야 하는 전산사고 이력을 적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서울시는 기존 결과를 번복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시금고의 변경으로 세금납부 시스템에 변화가 생긴다.

지금까지는 세금을 낼 때 반드시 3종 보안 프로그램(공인인증서·개인 PC 방화벽·키보드보안)을 설치해야 했지만, 서울시는 가상 키패드와 대체인증 방식을 도입해 복잡한 보안프로그램 없이도 E-TAX(서울시 세입금 인터넷 수납시스템) 사용을 가능케 할 계획이다.

또 장애인 전용 E-TAX 홈페이지(freetax.seoul.go.kr)를 만들어 저시력·색각 장애인 특화 화면을 제공하고, 청각 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ARS 납부 서비스'를 신설한다.

온라인 납세가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서는 STAX(서울시 모바일용 세입금 수납시스템)·카카오페이로 세금 청구서가 송달되면 가족이 대납할 수 있도록 '가족에게 메시지 전달하기' 기능을 추가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운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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