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1차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격 철회한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새 개편안 마련 여부는 ‘안갯속’이다.

18일 재계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21일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분할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2차 개편안 발표 시기도 ‘오리무중’인 상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새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공유되는 내용은 없다"면서 "진행 과정 역시 알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3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분할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와 '모비스→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 '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모비스', '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 등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재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의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 대 1으로, 현대모비스 주주는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배정받는다.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개편 마련을 강하게 요구해 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현대차 개편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분할 합병 비율을 문제 삼으며 반기를 들었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반대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은 현대차그룹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의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 임시 주총을 불과 일주일 남겨놓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당시 장문을 통해 “그 동안 그룹 구조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며 “현대차그룹은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주주친화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으론 새 개편안이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상조 위원장이 재벌개혁 의지를 더욱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새 개편안 내용과 시점을 두고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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