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투자은행 업무 확장에 나서면서 발행어음, 부동산 사모펀드 등 관련 상품이 출시되며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증권사가 투자은행(Investment Bank·IB)업무에 치중하며 관련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통 수익원인 브로커리지보다 규모가 큰 IB에 치중하는 것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은행은 장기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수익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중개기능을 주요 업무로 수행한다. 투자은행은 대개 인수합병(M&A),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등 기업금융을 취급해 대량의 자금을 조달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 부동산 사모펀드(PEF), 종합투자계좌(IMA), 어음관리계좌(CMA) 등 IB관련 상품이 신규 및 개선 출시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금 4조원 이상 초대형IB 가운데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해 발행어음 사업에 나섰다.

발행어음은 저축상품 가운데 단기 고수익을 약속하며 예금보호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단기 상품이다. 금융회사가 영업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으로 융통어음을 발행해 일반투자자에게 매출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한투증권은 금리와 만기에 따라 8개 라인업으로 세부화한 '퍼스트발행어음'을 발행해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이 상품은 △7~30일 연 금리 1.55% △31~60일 1.55% △61~90일 1.55% △91~180일 1.6% △181~270일 2% △271~364일 2.1% △365일 2.3%로 구성됐다. 한투증권은 3월 말 기준 2조2755억원의 발행어음을 판매한 바 있다.

NH투자증권도 5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하며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NH증권은 7월 초 판매를 시작해 1조6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의 또 다른 대표적인 상품인 '발행어음형 CMA'출시 움직임도 활발하다.

발행어음형 CMA는 고객예탁금을 발행어음에 투자한다. 기존 CMA가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는 것과 대비된다. 또 RP형 CMA보다 높은 금리와 수익률을 약속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발행어음형 CMA잔고는 5월말 기준 6598억원을 기록해 1215억원에 그쳤던 2월말 보다 5383억원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왼쪽)에 이어 NH투자증권(중간)이 초대형 IB로써 두 번재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자, 발행어음 상품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이뉴스투데이 DB>

한투증권은 지난해 11월 말 발행어음 CMA상품을 첫 출시한 후 최근 수익률을 1.55%로 인상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단기금융업을 인가받은 NH증권이 발행어음형 CMA상품을 출시할 경우 경쟁이 촉진돼 수익률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NH증권은 발행어음 이전에 부동산PEF 상품을 출시해 IB업무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NH증권은 지난해 서울 여의도 파크원(Parc1)이 자본 부족, 소송 등으로 개발이 중단되자 2조1000억원을 금융자문·주선하며 PF에 성공한바 있다. NH증권은 기관 투자자를 소개하고 고객을 중심으로 직접 투자도 진행해 대형 딜을 성사시킨 것이다.

NH증권은 이 과정에서 3년6개월 만기의 부동산PEF 상품을 출시했다. NH증권은 파크원 부동산PEF에 분기 이자지급을 예정하고, 연 6.7%의 수익을 약속했다.

한투증권도 347억원 모집을 목표로 '이지스부동산투자신탁'을 출시해 투자자 모집에 나선 바 있다. 이 상품은 31개월을 투자금 회수 기간으로 책정하고, 3개월 주기로 배당을 실시한다. 이 상품은 2개의 개발사업 선순위 PF대출에 분산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이 초대형IB 인가와 함께 IMA 심사까지 연내 돌입을 공언하자, IMA상품에 대한 출시도 각광받고 있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과 달리 고객이 맡긴 원금을 보장하면서, 운용 수익의 일부를 지급하는 구조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IMA에 관심을 표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전년 보다 152.9% 증가한 2559억원을 IB부문 수익으로 가져갔다. IB업무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IMA는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IB업무 특성상 발행어음 인가 후 영위할 수 있다. 미래에셋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단기금융업 인가가 미뤄진 바 있다.

미래에셋은 3월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무리해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 가운데 8조원을 넘어선 최초의 증권사가 된 만큼 연내 발행어음 인가는 물론 IMA출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서며 IMA출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사진제공=미래에셋대우>

업계에서는 향후 IMA가 증권사 상품 라인업에 더해지면 IB업무 경쟁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증권 관계자는 "가령 증권사가 기업에게 5%의 금리로 대출을 내주는 대신 3%의 수익률을 약속하는 투자 상품을 개인고객에게 판매한다면, 증권사는 2%의 마진을 얻을 수 있고 고객은 3%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최근 증권사는 이 같은 구조로 IB딜을 리테일을 통해 개인고객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증권사,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당국 쪽에서 IB업무 추가 인가를 내줘 시장이 촉진되면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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