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무역협회가 특별위원회 구성 등 남북경협 대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연이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단체 간 속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뚜렷한 방안 없이 머뭇거리는 사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발 빠른 움직임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남북교역을 위한 센터 개설 등 본격 준비에 나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북미회담이 끝난 지금까지도 남북 경협에 대비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이 지난달 남북 정상 간 만찬에 참석해 “남북경협을 제대로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힌데 비해 뒤처진 행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남북 경협에 대해)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북한에 대한 제재가 풀린 게 하나도 없다”며 경협 추진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경총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4월 남북회담 이후 “남북경협 재개를 저성장, 고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북미회담과 맞물려 송영중 부회장 파문이 논란이 겹치자 우왕좌왕하며 남북 경협은 후순위로 밀린 분위기다.

경총 관계자는 “(남북경협 관련) TF나 협의체 구성 같은 것들은 경협 방안이 나와야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경련은 남북경협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협력 방안을 논의할 남북경협특별위원회 운영은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 인프라를 이용해 국제사회와 북한에 대한 논의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재계 맏형 자리를 내준 전경련이 남북 경협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주도권을 쥐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경련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으로 남북 해빙모드가 시작된 이후 협력 준비에 착수했다”며 “남북경협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곧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 12일(북미회담) 전까지 북한 문제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던 국제사회도 (북미회담 이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라며 “북한에 대한 제재 해소가 구체화되면 이들과의 논의도 활발히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무역협회는 지난 10일부터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남북 교역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오는 18일에는 남북 경협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무역업계의 이해 제고와 대응 지원을 위한 ‘신 남북경협정책과 무역업계 대응 포럼’을 개최한다. 남북교역 관련 업무를 담당할 남북교역지원센터도 곧 출범해 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미 1989년부터 남북 교역에 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면서 “이용 구상을 마친 남북교역지원센터를 이달 중 공식 출범하고 본격 대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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