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평가전에서 한국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최유희 기자] 세계 최대 단일 규모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 시즌에는 붉은색과 축구 이미지로 시끌벅적할 만큼 마케팅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공식 후원사 외 업체들의 유독 소극적인 월드컵 마케팅 이유는 비공식 후원사의 마케팅 활동을 제재하는 ‘앰부시 규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진행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까닭이다.

최근 한국 축구는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해 관심이 덜한 상태다. 이에 더해 북미정상회담, 6·13지방선거 등 이슈가 이어지면서 월드컵의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 등 다른 이슈에 월드컵이 묻혔다”며 “성적이 좋아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높은 분위기라면 앰부시 마케팅 규제가 강해졌다고 해도, 업체들도 다른 방향으로 우회해 분주하게 준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리나라 첫 경기인 18일 스웨덴 전에서 긍정적인 성적을 거두게 되면 월드컵 마케팅이 지금보다 활성화 될 것 같다”며 “사람들의 관심이 낮아 효과도 크지 않은데 괜히 과태료, 비난여론 등 부담을 떠안고 진행할 업체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가 제작한 공식 단복을 입고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지훈련 캠프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하기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이하 피파)가 앰부시 마케팅 규제를 강화한 것도 소극적인 마케팅의 이유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피파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등 축구와 관련된 문구나 로고를 사용,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다. 월드컵이 연상되는 붉은 악마 등 2차적으로 월드컵을 연상시킬 수 있는 방식도 역시 안 된다.

불법 마케팅 경고를 받을 시 자칫하면 이미지 실추와 과태료 납부처럼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 그렇기에 조용한 월드컵 마케팅은 패션업계 뿐 아니라 유통·식음료 업계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업체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 단복을 지원한 삼성물산 갤럭시나 아디다스, 루이비통 등 후원사들에 한정돼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앰부시 마케팅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마케팅에 조심스러울 밖에 없다”며 “평창올림픽 이후 앰부시 마케팅에 대한 조심성이 더욱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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