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권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고졸 여성이 주로 채용되던 텔러 직군의 입문 폭이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은행권이 정규직화 및 점포축소로 텔러(창구 전담 직원) 직군 수요가 감소하자 고졸 여성에게 제공하던 취업 기회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텔러 직군은 주로 무기계약직 형태로 근무하는데 최근 정부가 전직원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해부터 특성화고 채용전형을 연장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특성화고 합격자를 준정규직으로 배치해왔는데, 올해 초 노사 합의로 준정규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바 있다.

기업은행이 뽑은 준정규직은 창구 담당 직원으로 근무했다. KB국민은행은 'L0', 신한은행은 'RS', 우리은행은 '개인금융서비스' 등 명칭은 다르지만 텔러 직군이다. 이들 은행은 텔러 직군을 따로 운영하면서 특성화고 전형 합격자는 전원 텔러 직군에 배치하고 있다.

텔러 직군은 일반직과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업무 범위가 영업점 창구나 본부 지원담당 등으로 제한돼 일반직보다 보수가 낮고 승진에 한계가 있다. 이에 각 은행은 텔러 직군을 따로 운영한 것이다.

텔러 직군은 여타 중소기업이나 다른 산업보다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고, 은행 일반직과 같은 복지 수준,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아 고졸 출신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텔러는 여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텔러 가운데 여성 비율은 95%에 달했다.

하지만 은행권이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무기계약직 형태인 텔러 직군 채용은 감소하거나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일반직과 동일한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업무 범위는 제한된 텔러를 증가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텔러 수요가 줄고 있기도 하다.

이미 수년간 특성화고 전형은 축소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2015년 90명, 2016년 50명을 채용한 이래 특성화고 전형을 중단한 상태다. 국민·우리·하나·기업 등 4개 은행의 특성화고 채용인원은 2015년 258명에서 지난해 160명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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