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셀 생산라인.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굳게 닫혀 있던 중국의 배터리 시장의 문이 열릴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진입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한 중국의 배터리업체  CATL(寧德時代)가 중국내 시총 1위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ATL은 지난해 BYD를 제치고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에 오른 기업으로,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어 지금까지 보조금 규제 등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온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들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지난 5월 판매 동향을 보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보다 125.6% 증가하는 등 내연기관보다 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의 전기차 비율은 1.5%로, 이 가운데 절반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2020년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을 200만대로 지난해 77만대의 3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 한국산 배터리에 적용된 차별 규제도 2020년 보조금 폐지와 함께 사라질 전망이어서, 그간 저평가 받아온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주식가치와 수주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말 19만2000원까지 떨어졌던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5월 이후 꾸준히 오르며 14일 종가 기준 21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동종으로 분류되는 에쓰오일, GS칼텍스 등과 비교해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로, 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셀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사 전경

LG화학은 기술적인 부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국련자동차연구원(CABRI)과 자동차 배터리 기술 관련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SK이노베이션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조만간 투자가 단행될 것을 예감한 시장의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지난 4월 27일 기준 17조7533억원에서 19조6951억원까지 늘어나며 20조 돌파를 앞두고 있다.

CATL은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국가첨단기술 산업표준화 시범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로, 향후 3년간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발언권을 키운다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화학이 이번에 체결한 기술 MOU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과 앞선 배터리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공동 연구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은 "LG화학은 중국 내에서 배터리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현지 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협력을 의지를 보였다.

LG화학은 2015년 10월 중국 난징에 전기차 5만대에 공급 가능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립했으나 지난 3년 보조금 대상 배제 조치로 공장을 짓고도 내수시장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곤혹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2020년이면 이 같은 규제도 풀릴 예정이다. 김진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투자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현지 업체와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CATL 상장으로 한국 업체들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CATL에 대한 가치 평가는 곧 국내 배터리업체를 비롯한 글로벌 2차전지 관련 업체들에 대한 재평가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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