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6월에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날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부채 장수와 우산 장수 우화가 있다. 같은 원리로 여름휴가객 때문에 울고 웃는 업종이 있다. 유통업계와 여행업계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6월에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로 여행업계는 성수기가 길어져 신났지만, 반대로 유통업계는 매장을 방문할 절대 고객수가 줄어 울상이다.

최근 3년간 6월 국민 해외여행 출국자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에는 137만명이었다가 2016년에는 178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6월엔 210만명이 한국을 떠났고, 올해 역시 전년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고 여름휴가 총 출국자수가 6~8월로 재분산된 것도 아니다. 6월에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거니와 7~8월에 떠나는 이들도 더 많아졌다. 역으로 봤을 때 이 기간 한국에 머무르고 쇼핑을 하는 이들의 절대자수 자체가 급감하고 있는 셈이다.

<자료출처=한국관광공사>

설상가상으로 업계 전문가들의 해외여행객에 대한 분석은 한층 비관적이다. 한국을 떠나 있는 것 뿐 아니라 해외여행은 국내여행 대비 비용이 높아 지출이 큰 편이고, 또한 해외여행을 갔을 때 저렴한 해외 아울렛 쇼핑을 하고 와 이어 국내에서 씀씀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이렇다보니 6월부터 텅 비는 백화점은 3개월간 판촉 활동 대책 마련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5월은 가정의 달이 있고, 7~8월은 여름세일이 있는데 6월은 상대적으로 이슈가 적은 시기”라며 “특히 최근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5월부터 시작되는 여름 휴가용품 할인 이벤트와 6월 초에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아울렛 수퍼세일 등은 모두 최근 빨라진 휴가 트렌드를 염두한 스케줄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보다 한층 유동적인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고객 빅데이터를 분석해 아예 4월부터 해외여행 용품 기획전을 실시하기도 한다.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해마다 증가 추세다 [연합뉴스]

백화점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대대적인 여름 세일을 6월말부터 7월 초중순에 진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6월에도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을 마련하고 있다.

이달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카드 회원들의 재방문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할인 프로모션 '스마일 위크'를 마련했다. 기존에는 구매금액 대비 5% 상품권을 지급했는데, 이번 행사 기간에는 2.5%를 더해 총 7.5% 상품권을 준다. 또 여름휴가 때 필요한 여행 캐리어를 행사 증정품으로 선정하고, 스마일 디자인을 넣어 특별 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6월에 백화점 아카데미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할인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들이 아카데미 수업을 듣기 위해 월 평균 8회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자주 찾다보니 쇼핑과 식음료 업장 이용 빈도도 높다는 것. 실제로 이들을 통한 매출이 지난해 20%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둬 올해도 블루칩으로 주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문화행사와 어린이체험 프로그램을 6월 중에 운영한다. 구매력이 있는 3040을 겨냥해 백화점 루프톱에서 라이브 재즈공연을 기획했다. 또 아이가 있는 부모가 백화점을 찾도록 교구업체 등과 협업해 문화센터 내에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을 방문하게 하고 이를 통해 쇼핑과 식음업장 매출 증대를 꾀하는 것이 최근 오프라인 유통의 주요 화두”라며 “테마파크와 같이 즐길거리가 풍성한 공간으로 변모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집객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당장 휴가를 떠나는 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싸게 파는 것이다. AK플라자는 11~21일에 여름패션 세일을,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13~24일에 ‘그랜드 세일’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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