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지난 8일 찾은 부산시 강서구 신호공단의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찜통' 그 자체였다. 바깥 기온은 30도에 가까운 초여름 날씨였지만, 공장 각 생산라인에서 뿜어내는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실내는 '용암'을 내뿜는 듯 했다.

지난 2000년 9월 회사 출범 이래 18년 여간 부산에 자리잡은 부산공장은 르노삼성의 유일한 국내 공장이다. 르노삼성이 공장 근무 인력과 협력사까지 합치면 약 1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부산은 르노삼성의 '텃밭'으로 불린다.

50만평의 부지 중 13만2000평에 건물이 들어서 있는 부산공장은 연간 27만대(2교대 기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르노삼성 주력 차종인 SM6와 QM6는 물론, SM3, SM5, SM7 등의 차종이 생산된다. 또 수출용 닛산 로그와 꼴레오스(QM6) 등도 함께 만들어 진다.

부산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부품, 엔진, 경합금 등 5개의 차체공장과 2개의 파워트레인 공장을 갖추고 있다. 약 2500여명의 직원이 주간 2교대로 근무하며, 1일 생산량은 약 1000대(수출 60%, 내수 40%)다.

프레스 공장에서는 자동차 철판을 자르고 입체적으로 성형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후 차체 공장으로 이동된 부품은 용접과 조립 과정을 거쳐 차체의 기본 골격을 완성하게 된다.

자동화율이 99%에 달하는 차체 공장의 로봇은 700대가 넘는다. 이 로봇들은 용접과 부품 이동 등의 역할을 맡는다. 이 공장에서는 3개의 플로어(엔진 바닥, 탑승자의 발이 닿는 바닥, 트렁크 바닥)와 3개의 덮개(엔진 덮개, 도어 덮개, 트렁크 덮개), 2개의 바디 사이드(왼쪽, 오른쪽) 등이 생산된다. 특히 차종별로 각각 생산되는 만큼, 물량에 맞춰 유동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생산된 부품을 장착한 뒤 품질을 확인하는 마무리 라인을 거치면 도장 공장으로 이동한다.

SM6 기가스틸

눈 여겨볼 부분은 SM6의 생산 공정이다. SM6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기가스틸을 사용한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의 하중을 견디는 1기가파스칼급 강판을 의미한다. 10원짜리 동전 크기(1㎠)의 철로 10톤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1000 Mpa 이상의 초고장력강을 말한다. 가로 10cm, 세로 15cm의 고작 손바닥만 한 크기로도 1톤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의 하중을 견뎌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 3배 강하다.

백선호 차체팀장은 "SM6는 국산차 중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가장 많이 사용된다"며 "SM6의 기가스틸 비중은 18.5%(76kg)로, 대부분 1300Mpa 이상이다"고 설명했다.

백 팀장은 "차체 골격이라 할 수 있는 A필러(전면부 기둥), B필러와 중심 기둥, 사이드실, 바닥 부재, 범퍼 빔 등에 쓰인다. 특히 정면 충돌시 1차 충격이 가해지는, 엔진을 감싸는 골격(프론트 사이드 멤버)에도 기가스틸이 사용됐다"면서 "경쟁차는 아직 전면부에 기가스틸 적용 기술이나 생산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차량 외관에 색깔을 입히는 도장 공장은 6단계의 공정이 실시된다. 하지만 먼지 등 불량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다.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제용접시스템

98%의 자동화가 이뤄진 조립공장의 규모는 약 1만6800평이다. 1개의 조립라인에서 8개 차종까지 생산하는 혼류 생산 공정이 가능하다. 현재는 7개 차종이 혼류 생산되고 있다. 부산공장 혼류 시스템은 최대 5개 플랫폼, 8개 차종까지 운용할 수 있다. 타사도 2~3개 차종을 혼류 생산하는 곳이 있지만, 차종 수와 생산성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압도한다.

이는 르노와 닛산의 장점만 모은 것으로, 얼라이언스내에서도 혼류 방식의 벤치마킹 공장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소속 46개 공장 중 부산공장과 인도 첸나이 공장 2곳만이 르노 모델과 닛산 모델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혼류 방식은 새로운 차종이 투입될 때마다 드는 설비 투자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생산 원가 경쟁력과 작업자의 능률면에서 더 효과가 있다.

덕분에 부산공장의 생산성은 대폭 개선됐다. 시간당 생산대수는 2013년 40대에 불과했지만, 현재 60대로 늘었다. 공장 내 부품 자동공급 시스템 적용 비율은 30%에서 70%로 높였다. 또 지난달에는 누적 생산 대수가 총 30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조립이 완성된 차량은 모의 주행과 배기가스·전조등 점검, 방수 등 11개의 테스트를 거쳐 공장 뒷편에 마련된 노란색 문을 지나 3.2km 구간의 주행테스트장으로 이동한다. 이후 완성차 대기장에서 새로운 주인과의 만남을 기다린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공장은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IBPS)과 무인운반차(AGV) 도입 등 스마트 공정 시스템화, 자동화로 생산 효율을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는 최대 생산대수 27만대 이상 생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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