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신탁을 신탁사로 선정해 신탁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진제공=부자공인중개사사무소>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부동산신탁사가 사업을 진행하는 신탁방식 재건축이 재조명 받고 있다. 신탁사 수수료가 개발비용에 포함돼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신탁방식으로 인한 재건축 첫 분양이 완판을 기록하는 등 사업 추진 신뢰도까지 높아지자 관심이 더욱 쏠리는 분위기다. 

8일 재건축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신탁방식을 고려하는 사업지가 증가하는 추세다. 

신탁업계에 따르면 신탁방식 재건축을 시행하거나 계획 중에 있는 재건축 단지는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 △동작구 흑석11구역 △영등포구 신길10구역 △여의도시범아파트(한국자산신탁) △여의도수정아파트(한국자산신탁) △신길우성2차(한국자산신탁) △여의도 대교아파트(KB부동산신탁) △여의도 공작아파트(KB부동산신탁) △안양 진흥로얄아파트 △한남동 한성아파트(코리아신탁) △인천 신라아파트(대한토지신탁) 등 전국 20여 곳에 이른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이 ‘1억원 이상’ 부과 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최초로 부담금 통지가 된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의 예상액은 가구당 1억3569만 원으로 산출됐다. 이에 부담액 증가에 따라 차라리 개발비용을 늘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신탁방식으로 재검토하는 단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신탁방식 재건축도 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수백 억 원 수준의 신탁사 수수료는 이익분이 아니라 개발비용에 포함된다. 따라서 매출 총액의 2~3%에 달하는 신탁비용으로 초과이익 부담금을 줄일 수 있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재건축 조합들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 폭탄을 어떤 식으로든 피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면서 신탁방식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면서 “다만 신탁 방식 재건축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는 게 까다롭기 때문에 리스크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탁방식으로 일반분양을 성공한 첫 사례가 나온 점도 신탁방식 선택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를 짓는 대전광역시 용운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320가구 일반분양을 진행한 결과 완판됐다.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신탁사가 사업시행자 또는 대행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된 후 최초 사례다.

2003년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 했지만 시공자 선정과 자금 조달 문제를 겪으며 10여 년간 사업이 중단됐다. 하지만 2016년 7월 신탁방식 사업대행자로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을 선정한 후 재건축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사업시행 변경인가’, ‘관리처분 변경인가’, ‘이주 및 철거’를 거쳐 착공‧분양까지 불과 2년 만에 사업이 완료됐다. 신탁사의 풍부한 자금력과 자금관리 지원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용운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맡았던 한토신은 자체적인 자금조달을 넘어 당시 신탁사로서는 최초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정비사업 대출보증까지 이행하면서 사업비 조달 문제를 해소하기도 했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아파트 소유주가 75% 이상 동의를 얻어 신탁사를 재건축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는 신탁사가 직접 사업을 추진함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으며, 신탁사의 풍부한 자금력으로 사업지 재정난 해소 등의 장점이 있다. 또 추진위와 조합 설립을 생략할 수 있어 사업 속도가 평균 2년가량 단축시킬 수 있다.

신탁사들도 향후 재건축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비사업 규모는 약 2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약 50조원에 달하는 100가구 이하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이 시공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어 각 신탁사는 집중 공략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에 가입된 신탁사는 모두 11개 사다. 선두 그룹은 한국토지공사 산하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한토신과 2011년 MDM에 인수된 뒤 고공성장을 이어가는 한국자산신탁다. 이들은 풍부한 자금력과 도시정비사업 등 부동산개발 분야의 노하우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동산 한 관계자는 “신탁사 모두 올해 시장 니즈를 반영한 업무시스템을 갖추고 도시정비사업을 공략하고 있다”며 “한토신은 최근 신길10구역 재건축에서 신탁사 최초로 대형 시공자를 선정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적극적으로 재건축시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