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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도녀의 시승기] 르노삼성 클리오 "덧 없는 숫자(?)에 현혹되지 마라"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출시한 '클리오(CLIO)'가 심상치 않은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클리오는 판매를 개시한 첫 달에만 756대가 팔려나갔다. 예상 밖 선전이다. 특히 국산 해치백 차종의 월평균 판매량이 400대를 밑도는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그냥 넘기기엔 어딘가 아쉽다.

설레발 일수도 있지만, 클리오가 한국 시장에 걸린 '해치백 무덤' 저주를 깨부술 주인공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르노삼성 역시 클리오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클리오는 르노삼성이 프랑스 르노 본사에서 전량 수입해 판매하는 엄밀한 '수입차'다. 때문에 경쟁 모델로 국산 차종이 아닌, 푸조 208과 미니 쿠퍼 등을 꼽는다. 연간 1만2000대씩 팔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실제 클리오는 전 세계에서 1400만대 넘게 팔린 소형 해치백으로, 유럽 시장에서는 10년 이상 동급 판매 1위를 유지하는 베스트셀링카다.

하지만 종이 위에 적혀진 스펙은 어딘가 부족하다. 5세대 1.5 dCi 디젤 엔진과 게트락사의 6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가 맞출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m·g의 힘을 낸다. 경쟁 차종과 비교할 때 턱없이 달리는 수치다.

내세울 점이라고는 17.7㎞/ℓ의 동급 최강 연비와 199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 뿐 인듯한 느낌도 든다.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고 클리오를 시승해 본 결과,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숫자에 현혹되서는 안된다."

우선 외관은 아기자기하다. 경차보다는 약간 큰 듯한 느낌이지만, 준중형차보다는 확실히 작다. 클리오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060㎜, 1730㎜, 1450㎜다. 휠베이스는 2590㎜다.

눈여겨 볼 부분은 우리에게 익숙한 '태풍' 로고가 아닌, 다이아몬드 모양의 '로장쥬(Losange)' 엠블럼이 달린 점이다. 르노 고유의 엠블럼이 국내 출시 차량에 공식적으로 부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면부는 발광다이오드(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르노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C자형 주간 주행등이 눈길을 끈다. 덩치에 비해 큼지막힌 LED 헤드 램프는 앙증맞은 느낌과 함께 차체가 좌우로 커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전면부 범퍼 하단에는 액티브 그릴 셔터가 적용됐다. 이는 엔진의 동력성능을 최적화 할 수 있도록 엔진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동시에 고행 주행 시의 안정성까지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클리오의 측면부를 찬찬히 살펴보면, 루프에서부터 리어 스포일러, C필러 에어블레이드, 리어램프까지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매끈하게 설계됐다. 매혹적이고 강인한 캐릭터라인은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후면부는 독특하다. 볼록 튀어나온 옆구리와 엉덩이는 볼륨감을 한층 강조한다. 후면 중앙부에는 로장쥬 엠블럼과 은색의 'CLIO' 영문 엠블럼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트렁크도어 하단부를 따라 그려진 기다란 크롬라인은 시각적 포인트다.

실내 인테리어는 실용성을 강조하는 프랑스 감성이 물씬 풍긴다. 필요한 것만 담았다. 최소한의 정보만 전달하는 계기판은 시인성과 가독성이 높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비상등 버튼과 도어 잠금장치가 위치한다. 그 아래로 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에어벤트, 온도 조절 다이얼, AC, 통풍 버튼만이 존재한다. 투박하지만 군더더기는 없다.

적당한 크기의 스티어링 휠에도 로장쥬 엠블럼이 부착돼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1열 시트는 벨벳 소재가 사용됐다. 착좌감과 일체감은 나무랄 데 없다.

2열의 경우 등받이 6:4 폴딩 기능으로 상황에 따른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특히 300L에 달하는 트렁크 공간은 2열을 모두 접었을 때 최대 1146L까지 확장된다.

클리오의 재평가는 시승을 하는 동안 이뤄졌다. 시승 코스는 강원도 강릉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까지 왕복 120km 구간으로, 고속 주행과 와인딩 구간 등 다양한 코스로 구성됐다.

폭발적인 가속감은 없지만, 주행에서 느껴지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운전자의 의도를 즉각 읽고 민첩하게 반응하다. 가속 구간에서 시속 100km까지 치고올라가는 느낌은 버겁지 않고 산뜻하다.

고속 구간에서 한 번 탄력이 붙기 시작하니 쭉쭉 치고 나가는 맛이 제법이다. 최고출력 90마력이라는 덧 없는 숫자는 머릿속에서 잊혀진지 오래다. 르노의 F1 엔진 개발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덕분에 저속 응답성이 탁월하다. 중형차 버금가는 정숙성도 인상적이다.

와인딩 구간에서는 운전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휙휙 꺽어지는 스티어링 휠에 따라 차체도 매끄럽게 반응한다. 견고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준다. 급커브 구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넓고 낮은 섀시가 기민한 차체 거동을 이끈다. 좁고 굽이진 길이 많은 유럽에서 괜히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이 아니다.

첨단 편의·안전사양은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만점을 획득했다는 점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급가속과 제동 등 과격스러운 주행에도 17.1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공인 연비보다 낮지만, 주행 과정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다.

클리오의 판매 가격은 젠(ZEN) 트림 1990만원, 인텐스(INTENS) 트림 2320만원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판매되는 인텐스 트림에 동일 선택사양을 넣어 비교할 때 약 10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된 가격이다.

특히 인텐스 트림에는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3D 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스마트 커넥트Ⅱ(T맵, 이지파킹, 스마트폰 풀미러링), 후방카메라, 전방 경보장치 등이 기본 탑재됐다.

이세정 기자  sj@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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