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쌍용자동차가 '티볼리 원맨팀'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올 초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의 맹활약 덕분이다.

단일 차종에 편중된 판매구조가 개선된 만큼, '원 프로덕트 리스크(단일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위험성)'도 해소될 전망이다.

6일 쌍용차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내수에서 총 4만1821대를 판매했다. 쌍용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비롯해 픽업형 트럭 '렉스턴 스포츠', 대형 SUV 'G4 렉스턴', 중형 SUV '코란도 C', 다목적차량(MPV) '코란도 투리스모' 총 5가지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5월 차종별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티볼리가 1만6995대, 렉스턴 스포츠 1만5157대, G4 렉스턴 6804대, 코란도 C 1509대, 코란도 투리스모가 1356대로 집계됐다.

티볼리가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6%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5%보다 15%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쌍용차의 판매 차종은 지난해 말 '체어맨' 단종에 따라 6종에서 5종으로 줄었지만, 티볼리 의존도는 오히려 낮아진 셈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1월 출시된 이후 월평균 3000여대씩 팔리며 티볼리와 함께 쌍용차의 내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쌍용차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2%다.

출시 이후 2만대가 넘는 누적 계약고를 올리며 초반 흥행을 예고한 렉스턴 스포츠는 예상을 뛰어넘는 시장 반응에 적체 물량만 1만여대를 웃돌았다. 쌍용차는 생산 물량 증대를 위해 올해 4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했고,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달 3944대가 팔려나가며 브랜드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티볼리는 2015년 1월부터 3년 4개월 간 쌍용차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난달 3660대를 판매하며 렉스턴 스포츠에 1위를 내줬다.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쌍용차의 티볼리 의존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시장의 유일한 픽업트럭이어서 경쟁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출격한 G4 렉스턴도 쌍용차의 원 프로덕트 리스크를 줄이는데 기여했다. G4 렉스턴의 판매 점유율은 16.3%다.

쌍용차 티볼리 아머

통상 단일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록 위기관리에 취약하다.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는 느려지고,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받는 타격도 심각하다. 쌍용차는 단일 차종 의존도를 낮춰 시장 요구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쌍용차의 체질 개선은 신차 투입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올 초 채택한 '엄브렐라(Umbrella) 브랜드 전략'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엄브렐라 브랜딩은 쌍용차 전 차종을 렉스턴(G4 렉스턴·렉스턴 스포츠), 코란도(코란도 C·코란도 투리스모), 티볼리(티볼리 아머·티볼리 에어) 3개의 브랜드로 통합·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지도가 높은 메인 브랜드 1개당 하위 브랜드 2개를 두고, 기존에 다져놓은 브랜드 밸류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특정 브랜드의 성장이 아닌, 브랜드간 동반성장을 목표로 한다.

쌍용차는 렉스턴 브랜드에 프리미엄 SUV라는 의미를 담았다. 또 코란도 브랜드는 국내 최장수 모델의 정통성을, 티볼리 브랜드는 소형 SUV 시장 선두두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티볼리·렉스턴 브랜드의 경우 이 전략이 순탄하게 먹히고 있지만, 모델이 노후화된 코란도 브랜드의 파워는 다소 약한 편이다.

쌍용차는 내년 중으로 코란도 C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C300')을 선보이고 라인업을 재정비한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후속 모델도 계획 중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고, 단일 차종 의존도를 완전히 탈피할 가능성도 점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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