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주가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충전소 가운데 RF방식 단말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하나, 농협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 직장인 이모 씨는 출장차 세종시를 방문하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렌트했다. 업무를마친 이 씨는 서울로 출발하려 했지만 전기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을 발견다. 이에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정부세종청사 충전소로 향한 이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 씨가 지닌 주사용 카드인 하나카드로는 결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동료 카드를 이용해 결제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보급을 장려하는 전기차 공공 급속충전기에 카드결제 오류 문제가 드러났다.

5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올해 환경부가 계획한 전기자 보급대수는 △제주 3912대 △서울 2254대 △대구 1926대 △인천 496대 △광주 536대 △대전 590대 △울산 452대 △수원 264대 △창원 220대 △부산 100대 △세종 155대 수준이다.

전기차 보급률이 상승궤도에 올랐음에도 충전소에서 결제가 어려운 카드사가 있다. 하나카드와 NH농협카드다. 두 카드사 카드는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국에 설치한 '태그형식'인 주파수(Radio Frequency)방식 단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환경부가 지난해 발행한 전기차 충전 카드 발매 안내서인 '공공충전인프라 회원카드관련 안내사항'에 따르면 사용가능한 카드는 BC, 신한, KB국민, 현대, 삼성, 롯데, 씨티, IBK기업 카드로 명시돼 있다. 하나·NH농협카드는 여기에서 빠져있다.

이와 관련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카드는 다른 카드사보다 계약이 늦어 구형 단말에서는 결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구형인 RF방식 단말은 애초 문제가 많았다. 단말 자체가 카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벌어져 전기차 이용자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던 것. 인식이 되더라도 결제 오류가 허다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RF방식이 아닌 '삽입형식'인 IC(Integrated Circuit)방식 단말을 도입했다. 이를 '신형 단말'이라 부른다.

하나·농협카드는 구형 단말 결제 계약을 건너뛰고 신형 단말 결제만 적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형 단말에서 하나·농협카드 결제가 안 되는 이유다.

문제는 신형 단말이 보급되지 않은 충전소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해당 충전소에서는 하나·농협카드로 결제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카드 사용자는 꼼짝없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기준 급속충전소 1830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기차 충전소 홈페이지'에 RF단말과 IC단말을 구분한 안내 자료는 없다. 소비자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역 또는 가맹점 별로 단말 여부가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형 단말인데 신형으로 교체되면 하나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농협카드는 2016년 전기차 충전 계약을 맺었고 2017년 7월부터는 결제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현재 환경부 홈페이지에 누락돼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수정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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