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가정간편식(HMR)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전용 매장 확대와  차별화된 콘텐츠, 카테고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CJ올리브마켓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서울 잠실에 거주하는 강지희(28세·여)씨는 지난해 12월 직장 동료와 결혼한 맞벌이 신혼부부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대략 7시30분이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피로로 인해 저녁을 준비가 부담스럽다. 배달음식을 시켜먹을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부부는 동네 대형 유통점에 방문하기로 했다. 매장에 도착하니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순두부찌개 등 전자레인지와 끓는 물을 이용해 2~3분만에 뚝딱 조리되는 간편식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부는 몇 가지 제품들을 구매하고 집으로 복귀해 10분 만에 밥상을 차렸다. 맛도 괜찮은 편이었고 설거지까지 줄어들어 부부 입가에 미소가 절로 흘렀다.

식품업계가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가정간편식(HMR) 시장 선점에 분주하다. 1인 가구 증가로 형성된 트렌드가 간편식으로 초점이 맞춰지며 관련 제품과 시장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가정 간편식은 시장규모가 4조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업계는 전용 매장 확대 등 차별화된 콘텐츠·카테고리 개발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현황'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1년 1조1368억원에서 2016년 3조1519억원으로 6년간 101.1% 증가했다. 평균 증가율 16.9%를 적용하면 2017년 규모는 3조6800억원대, 올해는 4조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주요 카테고리는 컵밥, 죽, 만두, 국탕류, 조리냉동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기존 초기 시장을 벗어나 냉동안주 등으로 확장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간편식 시장점유율 1위는 CJ제일제당(35%)이다. 오뚜기(10%대 후반)와 동원 F&B(6%)가 그 뒤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업계 첫 HMR 플래그십 스토어 'CJ올리브마켓'을 서울 중구 쌍림동에 선보였다. 식품·유통업계 통틀어 HMR 플래그십 스토어가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연면적 443㎡(134평) 규모로 HMR 메뉴를 맛있게 즐기고 쇼핑할 수 있는 신개념 식문화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햇반' 등 CJ제일제당 대표 HMR 제품 체험부터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등 식문화 전반을 즐길 수 있다. 단순한 제품 및 식재료 판매를 넘어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 식문화 공간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올리브마켓 오픈을 기점으로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 커뮤니케이션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대표 HMR 브랜드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메뉴 개발, 소비자 맞춤형 큐레이션 매대 운영 및 레시피 제안, HMR 식문화 기반 라이프스타일 기획상품 제안 등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13일에는 여의도 IFC몰에 2호점을 오픈하며,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올리브마켓 가상현실 플래그십스토어’ 개발에도 나선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독보적인 혁신기술 개발과 3대 핵심 HMR 브랜드 육성을 통해 2020년까지 HMR 매출을 3조6000억원으로 끌어 올리고, 이중 40%를 글로벌 시장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제공=각사>

신세계푸드는 대표 HMR브랜드 '올반(Olbaan)'을 앞세웠다.

지난 2014년부터 '올 바르고 반듯하다'는 콘셉트로 운영 중인 한식뷔페 ‘올반’을 신세계푸드 식품 통합 브랜드로 확장했다. 위탁급식과 식품 유통사업을 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정간편식을 개발해 2016년 9월 첫 선을 보이며 출시 3개월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올반 가정간편식을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매출액 1000억원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750억원, 2017년 1450억원으로 증가한 신세계푸드 제조부문 매출을 2000억원까지 늘려 종합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대상은 기존 간편식 시장에 없었던 '안주'를 앞세워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서, ‘안주’라는 차별화된 간편식을 기획해 청정원 ‘안주야’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한 것.

안주야는 특히 혼자서 또는 집에서 즐기는 '혼술', '홈술'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냉동안주시장 점유율 1위로 올랐다.

최초 서울 대표 맛집인 논현동 실내포차 안주 스타일을 콘셉트로 제품화한 ‘안주야 논현동 포차스타일’ 제품 흥행에 힘입어, 정통 일본 이자카야 메뉴를 제품화한 ‘안주야 합정동 이자카야스타일’까지 선보이며 14종 제품을 출시했다.

대상에 따르면 지난해 안주야 매출은 350억원으로, 2016년에 견줘 6배가량 늘었다. 냉동안주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 간편식은 1인가구 외에도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향후 새로운 종류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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