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기위해 상품에 국한되지 않고 일자리 창출, 공간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KB굿잡 박람회'를 개최한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은행 본사, 경북대학교와 메이커 협약을 체결한 서울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신사옥, 사내벤처 육성에 뛰어든 서울 을지로 소재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제공=각사>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금융권이 '동반자 금융' 정책에 발맞춰 중소·벤처 기업을 위해 상품 출시에 국한되지 않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금융정책을 주문해왔다. 이에 시중은행은 각자 중기 대출 증가, 우대 금리 적용 등 중기 중심의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4월말 현재 중기대출 규모는 140조8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말과 비교했을 때 11조7364억원 상승한 수치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40조5221억원을 취급하며 35조4412억원을 기록한 우리은행보다 5조원 가량 많은 대출을 취급했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중기대출이 급격히 상승한 점을 꼬집으며 부실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등장했다. 금리 인상과 원화 강세가 가시화 된 시점에서 과도하게 중기대출을 취급하면 부실채권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진정한 ‘동반자 금융’이 아니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이에 금융권은 중기·벤처의 성장을 위해 대출 등 상품이 아닌 다른 활동에 눈길을 돌렸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중기·벤처의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한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KB굿잡은 국민은행이 중소기업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2011년 출범시킨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다.

국민은행은 해당 박람회로 1만4000여명의 구직자를 중소기업과 연결시켰고, 올해까지 5만4000여개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했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의 일자리 연계의 현실화를 위해 연1회만 개최하던 박람회를 5회로 확대할 계획이기도 하다. 또 1인당 기존 50만원이었던 채용지원금을 100만원으로 늘리고, 업체당 지원한도도 기존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업은행도 청년과 중소기업의 만남을 주선해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종소기업진흥공단, 한국장학재단과 '중소기업 청년일자리 중점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기업은행이 2009년부터 추진한 일자리 창출 사업에 '중기 전문인력 양성 사업'과 '중기 취업연계 장학금 사업'을 결합하기 위해 체결됐다.

기업은행은 이전에도 중기 일자리 창출에 직접적인 지원을 진행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한국중부발전과 '일자리창출 지원 펀드 200억원'을 조성했다.

해당 펀드로 최대 1만명의 취업 성공자에게 축하금으로 1인당 3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KB굿잡 박람회'(왼쪽)를 열어 중소기업 채용에 힘을 실었고, 하나은행은 경북대학교와 메이커 운동을 지원하는 취지에서 창업 공간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오른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각사>

금융권의 지원은 중기에 머물지 않고 '벤처·스타트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경북대학교 스타트업지원센터와 '메이커 운동의 활산과 제조기반 혁신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업무협약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를 창작·개발해 공유하는 메이커운동(Maker Movement)를 지원하는 취지에서 체결됐다.

하나은행은 생산적 금융의 일환으로 메이커 활동 촉진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제조 기반 스타트업 시제품 개발과 제작 등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다. 하나은행은 창업자의 작업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발굴하고 지원한다.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일할 공간'을 마련해 제조분야 중소기업과 접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외에 하나은행은 2020년까지 생산적 금융에 15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6000억원은 스타트업에 지원에 투입하고, 창업 및 일자리 창출 기업에는 1조5000억원을 공급 한다.

신한카드는 2016년부터 운영하던 사내벤처 제도를 확대시켰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31일 정부로부터 ‘사내벤처 창업 및 분사 지원사업’의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사내벤처를 육성할 의지가 있는 기업에게 정부에서 팀 당 최대 1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한카드는 '아이 엠 벤처스(I’m Ventures)'라는 사내벤처 제도를 열고 △지불결제 인증·보안 △인공지능(AI)·빅데이터 △할부·금융 멀티 파이낸스 △다양한 분야 신상품·서비스 등 사업영역에서 스타트업 기업의 아이디어를 모집해왔다.

선발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는 신한카드 사업 유관부서와 대면 매핑으로 협업 모델을 구체화 하고, 신한카드의 회원 2200만명, 가맹점 270만개를 대상으로 사업기회를 제공받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중기·벤처에 대한 지원을 활발히 하는 것은 수익을 거두기 위함보다는 대기업 위주로 편향된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풀어내기 위함"이라며 "향후 은행권에서 더 많은 혜택을 담은 제도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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