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경영권 균형’에 고개 드는 경영권 방어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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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경영권 균형’에 고개 드는 경영권 방어제도
공정위 ‘긍정’ 평가 현대車 개편안, 외부 공세에 ‘무산’…재계 “제도 도입 시발점 됐으면…”
  • 유영준 기자
  • 승인 2018.06.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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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8일 "경영권 공격과 방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 고 발언함에 따라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에 힘이 실리고 있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변화된 자본 시장 환경에서 (경영권) 공격과 방어가 균형 잡힌 운동장이 만들어지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

지난 28일 오전 국회 법제사업위원회에 출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내 기업이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 같이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논란이 돼 온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이 현실화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공정위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순환출자 해소 등 재벌 경영구조 투명화를 강조해 온 정부 정책과 맥을 같이 한 덕분이다. 하지만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자문사가 반대의견을 내면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이 철회됐다. 일각에서는 자신이 ‘긍정’ 평가를 내린 개편안이 시장에서 낙제점을 받자 김 위원장도 경영권 방어 기재를 마련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도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표적인 경영권 방어제도는 ‘차등의결권주식제도’와 ‘포이즌 필(poison pill)’이다. 이들 제도는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시행중이다.

차등의결권은 주로 창업자나 최대주주 등의 지분에 일반 주식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일반 주식보다 의결권이 몇 배 높은 주식을 발행해 경영권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구글은 지난 2004년 상장 당시 보통주의 10배에 달하는 의결권을 창업주들에게 발행해 경영권을 강화시킨 바 있다.

포이즌 필은 신주 발행 시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시도하려는 외부 자본의 지분 확보를 어렵게 만듦으로써 경영권 방어를 수월하게 해준다.

국내에서는 ‘차등의결권’과 ‘포이즌 필’이 대주주 권한 남용과 소수 주주 권익 침해 우려, ‘1주 1의결권’ 원칙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도입이 미뤄져 왔다. 하지만 엘리엇 등 외국 자본의 공세가 반복되자 미국과 일본처럼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윤상직 의원은 16일 차등의결권과 포이즌 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 의원은 “국내 기업이 반(反)기업정서에 편승한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제2의 소버린, 제2의 엘리엇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무방비로 노출된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도 같은 날 공동 호소문을 내고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 등 세계 주요국에서 보편화된 경영권 방어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영권 방어제도의 도입과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경영권 공격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니 균형을 맞춰보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 같다”며 “미국, 일본 등은 소주주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제도가 충분히 마련돼 있는 만큼 국내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면서도 제도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 기조를 볼 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이) 방어 제도를 도입하는 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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