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가 중국 '국제 냉난방 전시회'에 참가해 냉난방 솔루션을 선보였다.<사진제공=귀뚜라미>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보일러업계 강자인 경동나비엔, 귀뚜라미그룹, 린나이코리아가 냉방사업, 수출강화. 가전제품 개발 등 수익 다변화 채널을 확대하면서 저마다 ‘여름나기’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국내 보일러 시장 성장세가 한계에 이르러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데다 여름철 비수기를 맞으면서 보일러업체는 대체 시장 확보와 수익원 다양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31일 통계청 따르면 국내 보일러시장 연간 판매량은 130만대로, 2000년대 초반 건설호황과 함께 연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이후 사실상 성장이 멈춰선 상태다. 매년 약 80만대의 교체 수요가 발생하지만 국내 보일러 시장은 연간 1~2% 가량 성장세를 보여 현재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귀뚜라미는 보일러 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의 계절적 특성에 맞춰 냉방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귀뚜라미의 냉방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51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전체 그룹 매출액(1조3000억원)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그간 냉방사업 강화를 위해 그동안 신성엔지니어링, 귀뚜라미범양냉방, 센추리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이들 3사는 2008년 리먼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출액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지속적인 실적 상승을 기록하는 등 기업 간 거래(B2B)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신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30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신성의 주요 제품은 ‘지열 냉난방 히트펌프’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한 신재생 냉방 시스템이다. 현재 정부세종청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 시스템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귀뚜라미는 농업기계에도 사업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지난 8일 농산물 건조기 2종(KAPD-098D, KAPD-195D)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팬모터를 적용해 곡물의 건조 시간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귀뚜라미는 국내 보일러사와 경쟁하는 보일러 전문회사가 아닌 에어컨부터 원자력 관련 냉동공조기기까지 수출하는 회사”라며 “보일러 전문회사라는 인식이 있지만 현재 냉동공조 분야가 보일러 분야 대비 그룹 내 큰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이 지난 2월 러시아 냉난방전시회 '아쿠아 섬 모스코'에서 마련한 부스가 현지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제공=경동나비엔>

경동은 현재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846억61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경동은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북미,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경동의 해외사업은 전체의 50% 정도로 전체 규모 대비 비중이 높다. 

북미시장 매출액은 2443억원으로 전체 해외 실적 중 65.9%를 차지했다. 2006년 진출 이후 불과 12년 만에 이뤄낸 실적이다. 여기에 미국의 온수기 시장은 아직 보급률이 10%에 불과해 성장 기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경우 현지 정부가 지난해 2월부터 친환경 정책인 석탄개조사업 진행과 맞물려 일반보일러 대비 공해율이 낮은 콘덴싱보일러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경동의 중국 사업 매출액은 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9%나 늘어났다.

이와 함께 중국 베이징에 연간 생산 10만대 규모의 가스보일러 공장을 운영해 원가경쟁력을 높여 현지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은 400만대 규모에 달했고 현지 정부는 2020년까지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 관계자는 “겨울에 이어 수출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수출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고 콘덴싱보일러를 통해 국내 교체수요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계 가스보일러 전문업체 린나이는 가전제품 출시를 통해 여름을 준비한다. 린나이는 가스레인지 부문에서 2016년 680억원을 기록했다. 또 의류건조기 사업을 실시해 가전 부문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주력제품인 가스레인지는 시장점유율 부문에서 국내 렌털업체인 SK매직에 추월당했고, 의류건조기는 국내업체들에 밀려 영향력이 미미한 상태다. 

린나이는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산업식품대전, 맘 앤 베이비 엑스포 등 다양한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교체·유지·보수 시장을 제외하면 비수기인 여름에는 보일러 수요가 떨어진다”며 “경동과 귀뚜라미는 서로 다른 방법으로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이 각자 상이한 여름 전략을 가졌지만 성수기와 비수기간 실적 차이를 줄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