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협회가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보험료 인상 여부가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대한고혈압협회가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보험료 인상 여부가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가 고혈압 진단 기준을 기존 140/90mmHg에서 130/80mmHg으로 하향조정하자, 국내 기준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고혈압학회는 18일 춘계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과 고혈압 분야의 연구동향을 발표하면서 미국 AHA/ACC의 고혈압 하향 기준을 국내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지를 논의했다.

만약 고혈압 진단 기준이 130/80mmHg로 하락시키면 국내 환자수가 기존 1100만명에서 1900만명으로 급증한다.

이날 학회는 고혈압 진단 기준을 변경하면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을 성인병 환자로 만들어 버려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지만, 임상적 효용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전 기준을 개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의혈압'이라는 용어를 추가하는 등 변화는 있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013년에는 △확장기 정상혈압 < 80 △고혈압전단계 1기 80-84 △2기 85-89 △고혈압 1기 90-99 △2기 ≥ 100 △수축기단독고혈압 < 90을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올해는 △주의혈압 < 80 △고혈압 전 단계 80-89 △고혈압 1기 90-99 △2기 ≥ 100 으로 변경됐다.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학회가 3, 4년 마다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은 고혈압의 조절율이 좋아지고 심장질환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고혈압 전단계라는 용어가 나온 이유도 고혈압으로 진행되는 환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고혈압 기준이 당장 변경되지는 않았으나, 하향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한고혈압학회 관계자는 "전 세계 사망률의 14%를 고혈압이 차지하고 있고, 한국도 고혈압에 따른 각종 의료비가 14조원가량 된다"며 "고혈압 상태를 앞으로 한 단계씩만 낮춰도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미국 기준에 맞춰 고혈압 진료 지침을 바꾼 곳은 없지만, 학회 내부에서 고혈압 기준을 미국처럼 내리자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고혈압 수치가 내려간다고 해도 요율 변경이 가시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보험료 인하가 될 가능성도 적다고 내다봤다. <이뉴스투데이DB>

그렇다면 과연 고혈압 기준이 내려가면 보험료는 올라가게 될까.

보험료를 결정하는 요율을 산정하는 작업을 주로 하는 보험개발원은 당장 가시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고혈압 수치가 하락하면)기존 보험 계약이 있는 경우는 이미 세부 사항을 설정해놓았기에 영향이 없을 테지만, 신규계약에 대해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요율은 누적된 경험통계를 바탕으로 산출하기에 수치상 변화만으로 당장 가시적인 보험료 인상에 영향에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 현업에 종사자도 보험료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는 않았다.

유병력자 실손보험 판매에 강점이 있는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수치 변경은 계약 인수 여부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유병력자 실손보험 같이 고혈압 환자를 상대로 판매하는 상품은 대부분 투약 여부를 손해율로 삼는데, 고혈압 수치 하락이 투약 비율이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없기 때문에 당장 인수가 거절되거나 보험료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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