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가 올해 초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된 준중형 해치백 '뉴 푸조 308'을 내놨다. 뉴 푸조 308은 해치백 특유의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직관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 우수한 연료 효율성, 실용성까지 두루 갖춘 푸조의 대표 모델이다.

시승차는 장거리 고속 주행에 적합한 최상위 트림 'GT'다. GT는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약자다.

차체 크기를 살펴보면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4255mm, 1805mm, 1470mm다. 휠베이스(축거)는 2620mm다.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변화는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은 스포티해졌다. 작지만 단단함이 느껴진다.

뉴 푸조 3008 SUV에 적용된 크롬 소재의 입체적인 프론트 그릴을 적용되면서 날렵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동시에 준다. 이전 세대가 퍼진 느낌이 강했다면, 뉴 푸조 308은 단단하게 똘똘 뭉친 느낌이다. 크롬 도어 미러쉘과 차량의 측면, 후면에는 'GT' 엠블럼이 자리잡고 있다.

범퍼 하단부터 헤드램프까지 끌어올린 라인은 속도감이 전해진다. 푸조의 디자인 철학인 '펠린룩'이다. 고양이과 동물의 얼굴을 닮았다는 뜻의 펠린룩은 치켜올라간 헤드램프와 직선이 강조된 그릴이 특징이다.

방향 지시등과 범퍼 그릴을 기존보다 와이드하게 배치한 덕분인지 전체적으로 더욱 낮고 넓어 보이는 실루엣을 구현했다. 안개등과 DRL을 포함한 전면 헤드램프는 풀 LED가 적용됐다. 헤드램프 상단부에 촘촘히 박혀있는 LED는 고급스럽다.

측면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바디라인은 힘이 넘친다. 휠 하우스를 꽉 채운 투톤 다이아몬드 컷팅 18인치 타이어는 보는 것만으로 달리고픈 욕망을 자극시킨다.

후면부는 무심한 듯 날렵하다. 푸조의 상징인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듯한 'LED 크로우 이펙트 리어램프'와 하단부의 '트윈 머플러 이펙트 트림'은 푸조만의 강렬한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기존 아이-콕핏(i-Cockpit®)을 그대로 이어간 실내 인테리어는 푸조만의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9.7인치 터치 스크린을 제어하는 인터페이스는 뉴 푸조 3008 SUV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차량 제어가 더욱 손쉽게 이뤄지도록 개선한 것.

몇 번의 터치만으로 멀티미디어와 블루투스, 냉난방 조절, 차량 설정을 등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센터페시아 중앙부에는 비상등, 도어 잠금 등 5개의 버튼과 CD 플레이어만이 자리잡고 있다. 심플함을 넘어서 단조롭다.

특히 터치스크린은 운전석 방향으로 기울어 있어 운전자가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대시보드 위에 배치됐다. 전방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차량의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콤팩트한 사이즈의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인상적이다. 민첩한 조작은 물론, 여성 운전자가 부담 없이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 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 패널, 기어 노브 등 실내 곳곳에는 강렬한 컬러의 GT 전용 '레드 스티치'가 적용됐다. 최고급 소재인 알칸타라 원단이 채택돼 고급스럽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지만, 개폐는 불가하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넉넉한 적재 공간은 GT 차량의 기본기라 할 수 있다. 뉴 푸조 308 GT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470L, 6:4 풀 플랫 방식의 2열 시트를 접을 시에는 최대 1309L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시승코스는 장거리 고속 주행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골랐다. 서울 강남과 대전 세종시를 왕복하는 346km의 구간이다.

뉴 푸조 308 GT는 고성능차답게 2.0 리터의 블루HDi 엔진이 장착됐다. 스펙은 최고출력 180마력(ps), 최대토크 40.82kg.m다.

뉴 푸조 308(알뤼르, GT라인, SW)은 1.6리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EAT6가 맞물려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 30.61kg.m의 힘을 낸다. 출력과 토크 모두 GT가 크게 앞선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해 혼잡한 강남일대를 빠져나오는 동안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이 제능력을 발휘했다. 차가 멈추면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려 연비 효율을 높여준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출렁이지 않는다. 노면 소음과 충격도 꽤 잘 차단한다.

고속도로 구간에 들어서자마자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기어봉 하단에 위치한 스포츠모드 버튼을 약 2초간 누르면 좀 더 높은 RPM에서 변속을 해, 더욱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면서 포효하는 엔진소리가 귀를 때린다.

이때 계기반이 하얀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뀐다. 엔진의 순간 출력과 토크, 부스트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게이지로 표시된다.

강력한 토크(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회전력) 덕분인지 급가속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치고나가는 맛이 제법이다. 순간 가속 성능이 좋아 추월이나 차선 변경에 딱이다.

작은 차체 덕분에 안정감 있게 질주한다. 곡선구간에서 뒤뚱거리지 않는다. 급격한 코너링 구간도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극한의 속도로 몰아부쳤지만 끄떡없이 전진한다. 

푸조 308에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거리 알람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힐 어시스트 시스템, 스마트빔 어시스트 시스템 등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 왼편에 위치한 버튼으로 보조시스템을 온·오프할 수 있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은 윈드 스크린에 탑재된 카메라로 도로의 차선을 식별해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경우, 시각적인 경고를 준다. 만약 운전자가 응답하지 않는다면 스티어링 휠의 조향에 개입한다.

크루즈 컨트롤 앤 속도 제한 시스템도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차간거리 조절은 안된다. 일정 속도만 유지해준다.

안마 기능도 탑재돼 있어 장거리 운전으로 뻐근한 등과 허리를 풀어줄 수 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몸으로 전달되는 압력은 다소 약하게 느껴졌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9.2km/L를 기록했다. 복합연비 13.3km/L(도심 12.6km/L, 고속 14.3 km/L)를 훌쩍 뛰어넘었다.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급가감속 주행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준이다. '최강 연비왕'이라는 푸조의 명성은 진짜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해치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없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현대자동차 벨로스터와 르노삼성 클리오, 토요타 프리우스 C 등 알록달록한 해치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장 반응은 호의적이다.

뉴 푸조 308은 디자인부터 퍼포먼스까지 어느 한 곳 빠지지 않는데 가격도 나쁘지 않다. 뉴 푸조 308 GT의 가격은 3990만원이다. 엔트리 모델인 308 알뤼르는 3190만원으로 가격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라는 난관이 존재한다. 여전히 많은 국내 소비자가 푸조 브랜드를 잘 알지 못한다. 시판 중인 라인업을 모르는 소비자도 태반이다. 푸조의 상품 경쟁력을 직접 체험해 본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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